충북 보행자 사고현황, 사망자 중 65세 이상 절반 넘어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인근 횡단보도를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 손수민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인근 횡단보도를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 손수민

[중부매일 손수민 기자] "노인들이 횡단보도 중간쯤 건넜을 때 신호가 끊기는 경우가 있는데 사고가 일어날까 봐 아찔해요"

도로가 넓고 횡단보도가 긴 경우, 종종 노인들이 중앙선에 서 있거나 아예 중앙선을 따라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또 제한 시간 내에 건너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충북 도내 보행자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 보행자의 사망 비율이 두드러진다.

21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 ~ 2023년) 횡단보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총 17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가 11명 발생했다.

시민 배정호(66)씨는 "신호가 여유 있는 곳도 있지만 짧은 곳이 많다"며 "어르신 분들이 횡단보도 중간쯤 가면 신호가 끊기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사고가 일어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횡단보도 신호 시간은 보행자가 1초에 1m씩 걷는다고 계산한 결과에다가 보행 진입시간 7초를 더해 정해진다.

실제 남문로 산림조합 근처 횡단보도 길이는 20m가량인데 신호 시간은 27초로 노인들이 시간 안에 건너기는 어렵다고 호소한다.

보행자 A(72)씨는 "신호 시간은 조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육거리, 산림조합 등 노인들 통행량이 많은 곳을 조사해서 개선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통행 시간을 늘려주기 위한 방법으로 노인보호구역 설정이 있다.

이 구역에선 고령 보행자가 1초에 0.8m를 간다고 계산, 보행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된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노인들은 대체로 걷는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 사고 원인 중 하나"라며 "경로당이나 실버타운 등 관련시설에서 요청하면 관할 지자체장이 검토 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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