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침체에 빠졌던 한국과 일본프로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계기로 동시에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잠실과 문학, 대구, 수원구장 등에서 벌어진 국내프로야구 시범경기에는 모두 2만여 관중이 몰려들어 예상 밖의 성황을 이뤘다.

예년의 경우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경기당 평균 1천여명 안팎에 그쳤지만 야구 사상 최초로 `거리응원'까지 만들었던 WBC 효과가 국내 리그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

올 해 8개 구단의 정규시즌 관중 유치 목표는 지난 해(338만명)보다 22.5% 가량 증가한 415만명.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어디까지나 `목표치'일 뿐 올 해는 월드컵축구 여파로 인해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의 관중만 끌어들여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하지만 WBC에서 한국야구가 파죽의 6연승을 거두고 난 뒤 국민적 열기가 고조되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은 장밋빛 전망에 부풀어 있다.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일반적으로 월드컵축구가 있는 해는 프로야구 관중이 줄게 마련이지만 올 해는 WBC 효과로 인해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 본다"고 기대했다.

WBC 효과는 관중 증대 뿐 만 아니라 TV 중계권료와 타이틀 스폰서 협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다.

지상파 3사와 막판 협상중인 이상일 사무차장은 "양측의 합의에 의해 구체적인 금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WBC 효과가 중계권 계약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O는 지난 2004년 중계권료로 90억원을 받았지만 지난 해에는 70억원대로 떨어졌다가 올 해 다시 90억원대 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WBC에서 한국에 두번이나 패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뒤 초대 우승컵까지 안은 일본은 더욱 짭짤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25일 개막한 퍼시픽리그 개막전은 3경기에만 총 13만2천여명이나 되는 구름 관중이 입장, 지난 해보다 무려 2만5천명이나 증가했다.

일본은 정통 권위지로 알려진 아사히 신문마저 26일 사설에서 '세계 넘버원라는 위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언론들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아 센트럴리그가 개막하는 31일에는 더욱 많은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설문조사연구소인 다이-이치 리서치는 WBC 우승으로 인해 일본의 경제파급효과가 364억엔에 이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등 스타들의 미국진출과 J-리그의 성장으로 침체했던 일본프로야구는 WBC를 통해 완연히 되살아날 전망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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