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신서희 기자］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세종시 출마를 준비 중인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출마지역을 세종을에서 세종갑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이 전 부시장이 중앙당의 요청이라며 전략공천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민주당 세종갑 예비후보들이 일제히 반발하는 등 논란이 거세다.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시당 당협위원장은 23일 논평을 내고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세종시 정치권에서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 '세종을'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돌연 지역구를 '세종갑'으로 변경하면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중앙당으로부터 출마 지역 변경 요청을 받았다. 중앙당의 방침에 따라 세종갑 선거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히며 전략공천을 시사했는데 이후 민주당 공보국이 이를 공식 부인하고 민주당 세종갑 예비후보들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이 전 부시장은 황급히 수습에 나섰다"면서 "세종을 선거구 예비후보 등록을 취소까지 한 마당에 중앙당 요청을 받은 것이 아니라 중앙당 인사와 상의했을 뿐이라는 그의 해명은 궁색해도 너무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이다. 이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으로 이해찬 국무총리 비서실에서 공보수석을 지냈다. 그런 이 전 부시장이 중앙당 공천심사를 불과 하루 앞두고 '중앙당 요청과 방침' 운운하며 지역구를 변경했다"면서 "이 대목에서 이 전 대표의 그림자를 떠올리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씁쓸한 촌극이 이 전 부시장의 전략공천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더라도 어떠한 선거전략도 없이 그저 상왕 이해찬의 측근 챙기기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공천에 '전략'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능력과 성과를 외면한 정실(情實) 공천으로 얼룩져 온 세종시 정치권이 이래서 시민의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박범종 예비후보는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이강진 전 부시장에게 출마지역을 변경하라고 통보한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전 부시장이 '중앙당 요청'이란 말과 함께 전략공천을 운운하는 것은 민주당 공천 시스템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어 "저를 포함한 세종갑 선거구에 등록한 민주당 예비후보는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확정 발표 전까지 시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시장은 본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민주당에 부담을 주는 언행을 멈춰 달라"며 "다른 예비후보들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당원과 시민들로부터 선택을 받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노종용 예비후보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지금 중앙당에서 공천심사가 진행 중인데, (이 전 부시장은) 정치 대선배로 시의성을 고려해 행보해 주길 요청한다. 중요한 시기에 지나친 욕심은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다"고 반발했다.

세종갑 선거구는 홍성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선거구로, 민주당은 지난 15일 이 선거구를 전략선거구로 선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