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중심지… 쉼터 보존·생태관광 활성화 주력

편집자

충청남도 서해안 중부에는 드넓게 펼쳐진 대규모 간척농지와 거대한 두 개의 인공호수가 있어 국내에서 가장 광활한 규모의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서산 천수만이 위치해 있다.
과거 갯벌이었던 지역에 철새들의 먹이터가 될 수 있는 광활한 면적의 농경지가 형성되면서, 서산 천수만에는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관찰된 조류의 57%가 넘는 299종이 관찰되어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관장하는 버드랜드 사업소의 앞으로 계획과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중부매일 이희득 기자]서산시에서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서산천수만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은 물론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관련 체험과 교육 중심의 생태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중부권 최대의 철새생태학습장인 서산버드랜드가 있다.

서산시 부석면 창리에 위치한 국내 최고의 생태관광 시설 서산버드랜드는 본관인 철새전시관을 비롯하여 둥지전망대, 4D영상관, 야생동물재활교육센터 등의 시설관광과 계절별 철새 탐조와 숲속 생태체험, 생태습지 체험 및 철새기행전 등의 특별프로그램 등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철새전시관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의 새와 숲을 상징하는 조형물 형태로 구성되었으며, 천수만에 서식하는 큰기러기, 청둥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200여 종의 다양한 철새표본 및 전시자료를 접할 수 있다.

서산버드랜드의 상징 건물인 둥지전망대는 지상 4층, 높이 30m의 규모로 배를 형상화한 하부 구조물과 역동적인 회오리 모양의 상부 구조물이 철새알을 상징하는 다양한 크기의 원형 공간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예술적으로 표현된 시설이다. 4층 전망대에서는 천수만 지역의 넓은 농경지에 서식하는 다양한 철새의 모습을 망원경을 통하여 직접 관찰할 수 있고, 1층 세미나실에서는 국내외 철새관련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4D영상관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의 산을 상징하는 조형물 형태로 서산버드랜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천수만에 서식하는 뜸부기의 이야기를 의인화한 '날아라 부르르' 영상을 입체감 있게 체험할 수 있는 테마영상관으로 어린이들의 인기가 매우 높다.

서산버드랜드사업소는 서산천수만 지역의 생태계 보호와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서산천수만은 1980년부터 대규모 간척사업과 방조제 공사가 시작되어 태안군 남면 당암리에서 서산시 부석면 창리를 지나 홍성군 서부면 궁리를 잇는 길이 7천740m의 방조제가 완성되며 1만5천409ha의 대규모 간척지와 두 개의 인공호수 간월호 2천 164ha와 부남호 1천 21ha가 형성되면서 철새들에게 천해의 쉼터와 먹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아울러 서산천수만는 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의 중심에 위치하여, 이동성 조류의 방문이 많은 지역으로 간척사업으로 형성된 담수호와 광활한 경지의 낙곡, 담수호의 수생식물과 어류뿐만 아니라 철새들의 쉼터 및 은신처 역할을 하는 갈대밭 등은 다양한 철새 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서산버드랜드에서는 천혜의 세계적 철새도래지인 서산천수만의 생물다양성 확보의 일환으로 겨울 철새들에게 휴식처와 먹이를 제공하기 위해 볏짚 존치, 무논 조성 등 생태계서비스지불계약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서산 천수만 A·B지구 간척농지를 대상으로 매년 벼를 수확후 볏짚을 그대로 논바닥에 조치시키는 볏짚존치 383농가 2천 128ha와 수확한 논에 담수하여 쉼터로 만드는 무논조성 9농가 87ha를 조성하는 등 지역 주민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보호활동 관리 계약을 추진한다.

또한 서산버드랜드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 등 법정보호종의 생태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황새는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국제적 보호종으로, 과거 한반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였으나,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번식을 시도하다 밀렵꾼의 총에 맞아 수컷이 폐사한 후 텃새 황새의 역사는 끝이 났고, 시베리아 지역에서 월동한 일부 황새가 겨울철새로 천수만을 주로 방문하였다.

최근 문화재청의 황새복원 사업과 더불어 텃새황새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2월 서산버드랜드 내 인공 둥지탑에서 러시아 지역에서 이동한 야생 수컷 황새와 국내 복원사업으로 인공 증식되어 방사된 암컷 황새가 짝을 이뤄 번식에 성공하면서 국내 첫 황새 국제커플로 이름을 알렸다.

황새는 한번 번식한 장소에서 매년 둥지를 보수하여 번식하는 특성이 있는 종으로 향후 서산버드랜드 내에서 지속적으로 번식할 것으로 보이며, 꾸준히 서산버드랜드 주변 농경지에서 관찰이 되고 있다.

서산버드랜드레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독수리에게도 특별한 관심과 관리를 하고 있다.

독수리는 과거 서산 천수만에서는 약 10여개체 정도가 확인되는 종이었다. 그러나 최근 서산시와 지역 활동가에 의한 지속적인 먹이주기를 통하여 100개체가 넘는 독수리가 관찰되고 있다.

한국의 야생동물 특성상 독수리의 먹이가 되는 대형 포유류의 사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간이 제공하는 먹이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특성으로 인하여 먹이 제공 지역에서는 독수리의 비상을 가까운 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

천수만 지역에서 관찰되는 일부 독수리의 날개에는 철새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인식표(Wing Tag)가 관찰되는데 흰색 바탕에 검은색의 글씨로 숫자가 적힌 몽골 고비사막 동부에서 이동한 개체가 주를 이루고 있어 천수만에 도래하는 독수리의 이동경로를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최근 천수만에 도래하는 철새 중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종이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흑두루미이다.

흑두루미는 과거 일본 이즈미 지역과 전남 순천만 지역의 월동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서산 천수만을 중간 기착지로 주로 활용하였는데 2022년 겨울 월동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인하여 방역활동으로 인한 월동지 환경변화에 따른 피신처로 일부 개체가 이용하였다.

2023년 겨울 전세계 남아있는 개체의 약 5%에 달하는 약 600개체 정도의 흑두루미가 서산 천수만에서 월동하고 있으며, 이동 시기에는 전세계 남아있는 흑두루미의 거의 모두인 약 1만 개체의 흑두루미를 한 장소에서 관찰이 가능하여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서산버드랜드에서는 천수만에 도래하는 철새의 보호 및 관리활동 뿐안 아니라 서산 천수만의 생태적 우수성에 대한 국제적인 홍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서산 천수만의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하여 아시아 최대의 야생조류 관련 행사인 2025년 아시아 조류박람회(Asain Bird Fair 2025) 유치에 성공했다.

아시아 조류박람회는 26개국 300명이 넘는 국제대표단이 참석하며, 연인원 1만명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조류관련 행사로 천수만 철새도래지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개최된 제13회 아시아 조류박람회에서 중국 우한시와의 막바지 경쟁에서 충남 서산시가 제14회 아시아 조류박람회 개최지로 확정되었다.

이완섭 서산시장의 민선8기 공약사항인 '천수만 국제적 생태관광 명소화'와 연계하여 추진한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는 울산광역시와 전남 순천시에 이은 국내 3번째로 주최하는 행사다.

서산버드랜드에서는 성공적인 행사의 추진을 위하여 서산버드랜드 동편에 약 33,708㎡(10,196평) 규모의 논을 활용하여 생태습지를 조성하여 행사를 방문한 관람객에게 황새와 더불어 독수리와 오리류 등 다양한 철새들과 서산 천수만의 생태적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또한, 2024년 서산 천수만 국제 탐조대회 개최 등으로 사전 분위기를 유도하고, 서산버드랜드의 환경개선 등 손님맞이 준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인터뷰] 김종길 서산버드랜드사업소장 

내년 아시아 조류박람회 성공 개최 위해 공격적 홍보

김종길 서산버드랜드사업소장
김종길 서산버드랜드사업소장

김종길 서산버드랜드사업소장은 "세계적 철새도래지인 서산천수만은 새와 사람이 공존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라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고 생태환경 보존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라고 말했으며 행사 추진에 있어서는 "그동안 관람객의 방문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홍보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홍보를 통하여 국내외 관람객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2025년 아시아 조류박람회를 서산버드랜드 뿐만 아니라 서산시, 나아가 충청남도의 생태적 우수성을 국내외에 홍보하는 계기로 활용할 계획이라"며"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한국 조류박람회(KBF)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기 개최했던 지자체와의 네트워크를 더욱 발전시키는 행사로 준비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야생조류 관련 전문 학회 및 기관, 시민단체 등과 연계하여 모범적인 행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산버드랜드에서는 내년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산버드랜드, 서산시민체육관 등에서 개최될 2025년 아시아 조류박람회 개최와 아시아-대양주 습지방문자센터 네트워크 등을 통하여 서산시와 서산 천수만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