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험있는 민간요법' 의약품 인식 곤란

해마다 이때쯤이면 전국의 산자락에는 고로쇠 수액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고로쇠 수액이 건강에 좋다는 오랜 민간요법 때문이다.

따라서 지리산 뱀사골과 강원도 인제군 미산계곡 방태산 등 전국의 고지대에서는 해마다 고로쇠 축제가 열려 수액의 효능을 알리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고로쇠 수액에 대한 약효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고로쇠 수액이란 = 고로쇠는 해발 500∼1천m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단풍 나무과의 활엽수를 말한다.

고로쇠 나무는 높이 20m까지 자라며 5월에 연한 황록색의 꽃을 피운다.

목재는 치밀하고 단단하여 잘 갈라지지 않는다.

강원도 미산계곡 방태산과 전라도 지리산, 백운산, 조계산, 입암산 등 고지대에서 자생하고 있다.

또 남부지방의 어느 산천이나 해발 3m 이상이면 성장이 가능하다.

고로쇠 수액은 이 나무속에 흐르는 물을 말한다.

고로쇠 나무가 밤 사이에 흡수했던 물이 낮에 날이 풀리면서 흘려 내는 것을 뽑아 낸 것이다.

수액 채취는 산림청의 엄격한 통제를 받기 때문에 아무나 나무에 구멍을 뚫어서는 안된다.

채취량은 1일 한 나무에 0.5∼4리터 정도. 밤에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낮에는 기온이 올라가고 날씨가 맑아야 채취가 가능하다.

채취시기는 매년 우수 무렵부터 시작하여 경첩 전후(2월 중순∼4월 초순)에 절정을 이룬다.

▶수액의 민간요법 = 고로쇠는 ‘뼈에 이롭다’라는 한자어인 ‘골리수’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큼 고로쇠에 얽힌 얘깃거리는 오래전부터 내려오고 있다.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대이던 지리산에서 병사들이 전투중에 샘을 찾지 못하던 중 화살이 꽂힌 나무에서 흐르는 수액을 마셨더니 갈증이 풀려 전투에 임할수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 지리산 반야봉의 반달곰이 포수의 화살에 맞았을대 수액을 마시고 나았다는 전설도 있다.

이같이 수액은 이뇨, 위장병, 통풍, 관절염, 산후통, 고혈압 등에 효험이 있다는 민간요법과 뼈에 이로운 ‘신비의 약수’라는 속설이 있다.

▶수액의 약효 여부 = 이같은 속설과 전설에도 불구하고 수액에 대한 연구결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 임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수액의 비중은 물과 비슷하고, 산도는 중성에 해당되는 5.5∼6.7 범위에 있다.

화학성분 중 수액의 단맛을 나타내는 당(糖) 성분은 포도당, 과당, 자당 등인데 고로쇠 수액에는 자당(蔗糖)이 많다.

또 수액에는 각종 무기성분이 들어 있는데 가장 많은 것이 칼슘과 마그네슘이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이 고로쇠와 거제수 나무의 수액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여러 종류의 미네랄 성분과 다량의 당을 함유하고 있는 알칼리성 수액이라는 정도다.

따라서 인체에 대한 약리작용에 대해서는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같은 분석에 따라 의학계에서는 “수액은 당류가 많아서 등산시 피로가 심하거나 탈진했을때 빠른 회복이 가능한 비상용 음료로 유용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러나 영양소로 치면 성분 자체가 당 성분이 많은 설탕물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당뇨환자가 수액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급속한 고혈당이 유발할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종합할때 수액이 현재 민간요법으로 많이 복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흡수가 빠른 이온수 정도의 기능을 한다고 할수 있으며 특정 약효가 있는 의약품으로 인식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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