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초등학교 겨울방학 '평균 54일'
방과후 수업 등 활용 스케줄 짜
음식 메뉴·모양 골머리 앓기도

# 사례 1 초등학생 3학년 아들을 둔 워킹맘 A씨는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도시락 챙기고 친정과 시댁에 맡길 플랜을 짠다. 평소에는 급식 때문에 도시락을 싸지 않았지만 방학에는 급식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 아들의 도시락을 챙겨야 한다. 원칙으로는 3학년부터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없지만 저출생 대책 대안으로 학교별 탄력 운영이 진행되고 있어 3학년 아들을 돌봄에 맡긴 A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사례 2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맞벌이 부부 워킹맘 B씨는 학교 돌봄은 하지 않고 아예 아이 픽업과 점심이 해결되는 태권도 학원 특강에 맡기기로 했다. 태권도에서 점심도 해결해주고 픽업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초등 1학년인 아들은 오전 9시에 태권도에 갔다가 피아노까지 하면 오후 4시, 월, 수, 금은 4시 30분에 축구에 가면 오후 7시에 집에 올 수 있는데 맞벌이 부부에게는 이게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청주대석사 월드태권도장은 방학 특강으로 점심도 제공하며 축구, 피구, 너프건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대석사 월드태권도장은 방학 특강으로 점심도 제공하며 축구, 피구, 너프건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 도내 초등학교 겨울방학이 평균 54일로 장기화되면서 워킹맘들의 고충이 심화되고 있다.

그나마 친정이나 시댁에서 아이들을 돌봐 줄 수 있는 상황이면 다행이다.

맞벌이 가정은 학교 돌봄 교실과 방과후 수업, 학원을 활용해 아이들의 방학 스케줄을 짠다.

워킹맘 A씨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아들 도시락을 챙기고 있다"며 "3학년 아들을 학교 돌봄 교실에 받아 줘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학교에 고마움을 표했다.

학교 돌봄 교실은 1~2학년 학생 중 맞벌이,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등 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3학년 이상 학생은 학교여건에 따라 맞벌이, 저소득층 가정 학생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맘카페에서도 방학이 시작되면서 '도시락 메뉴 벌써 한바퀴 다 돌았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 '일하며 도시락 싸려니 지치고 피곤하다'며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

워킹맘 B씨는 "태권도 특강에서 점심도 잘 나오고 여러가지 특강을 진행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월드태권도 관장은 "저도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맞벌이 부부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 차원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며 "특강도 원하는 학생들 위주로 축구, 피구, 너프건 특강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태권도 식단
월드태권도 식단

급식이 없는 겨울방학으로 아들 가진 집보다 딸을 가진 집에서는 도시락 때문에 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시락 모양부터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워킹맘 C씨는 "주위에 보면 문어 소시지부터 어떤 모양을 내서 도시락을 싸줄까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다"며 "겨울방학 도시락 덕분에 보온도시락도 부활하는 등 신 사회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앞으로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육이 정말 중요하다"며 "이제 아이들 돌봄을 학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자체의 위탁을 받아 충북에서 운영되는 다함께 돌봄센터는 12개소가 있다.

김민진 남이 다함께돌봄센터장은 "아직 학교가 아닌 돌봄에 대해 인식 자체가 다른 경향이 있는데 다함께 돌봄센터는 '마을 돌봄 개념'으로 거주지 근처인 아파트 단지 안에 있다보니 훨씬 안전하고 편리하다"며 "접근성도 좋고 정보공유와 일시 보호 서비스도 가능하기 때문에 돌봄 사각지대를 해결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다함께 돌봄센터는 아이들이 놀이의 공간으로 인식하다보니 심리적 거부감도 적어 아이들에게도 장점"이라며 "저희 센터가 2020년에 개소한 청주 2호 점으로 1호점은 그 전해에 생겨 역사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이런 공간이 더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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