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노영민·도종환 압박…'친명' 변재일 평이한 질문
상당, 다선 등 악영향 대안 언급
서원, 이장섭 외 후보 신상 물어
흥덕, 대선·지선 패배 책임 추궁
청원, 공통질문에 차별화 부족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후보자를 면접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오늘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엿새 동안 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를 위한 면접을 실시한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후보자를 면접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오늘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엿새 동안 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를 위한 면접을 실시한다. / 연합뉴스

[중부매일 김미정·신동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 출마 예비후보 면접심사를 마무리하면서 경선 대상자를 결정할 면접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충북 청주권은 민주당 다선 의원이 몰려있어 당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특히 비명계인 청주상당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청주흥덕 도종환 국회의원에 대한 압박질문이 두드러졌다. 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변재일 국회의원이 속한 청주청원구에선 평이한 질문들이 나와 현역에 유리했다는 후문이다.

충북지역 면접은 지난 2일 청주상당, 청주서원, 청주흥덕, 청주청원과 충주, 제천·단양 등 6개 선거구, 5일 보은·옥천·영동·괴산, 증평·진천·음성 등 2개 선거구에 대해 각 실시됐다. 선거구별로 10분씩 배정됐다.

민주당은 6일부터 경선지역 1차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 청주상당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청주상당 출마 후보자들. 사진 좌측부터 노영민, 이강일, 이현웅.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청주상당 출마 후보자들. 사진 좌측부터 노영민, 이강일, 이현웅.

청주상당은 개별질문이 3선 국회의원 출신 노영민 예비후보에 몰렸고 압박질문이 주를 이뤘다. 구체적으로 "변재일 의원, 도종환 의원에 노영민 전 비서실장까지 출마했는데 선수(選數)도 많고 나이도 많은데 충북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여론이 있는데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공통질문으로는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냐',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냐' 등이 제시됐다.

이에 노영민 예비후보는 "상당은 험지다. 상대인 정우택 의원(국민의힘 5선)도 만만치 않다. 상당에서 태어나고 자랐다"고 답했다. 이현웅 예비후보는 이 자리에서 "'청주상당=험지'는 옛날 얘기다. 지난 총선 때 정의당이 7% 가져간 상황에서도 서원구보다 민주당 표차가 컸던 우세지역"이라고 받아쳤다.

면접분위기에 대해 이강일 예비후보는 "공관위에서 노영민 전 실장에 대해 경선을 붙일지 말지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고 평했다. 이현웅 예비후보 역시 "전반적으로 노영민 전 실장을 상대로 질문이 집중됐다"고 코멘트했다.

노영민 예비후보는 "일반적 질문들이었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세 명 다 성실하게 답했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자기소개에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항상 탐구해왔고 시대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한 길을 걸어왔다고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 청주서원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청주서원 출마 후보자들. 사진 좌측부터 이장섭(현역), 이광희, 안창현.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청주서원 출마 후보자들. 사진 좌측부터 이장섭(현역), 이광희, 안창현.

서원 지역구 면접은 현역 의원에게는 지역현안에 대한 평가를 물은 반면 예비후보들에게는 개인신상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 온도차를 보였다.

이광희 예비후보는 당내 호불호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질문에 "당내에서 늘 소수파였고, 이낙연이 대선후보로 인기를 끌 때에도 이재명을 지지하는 소수파였다"며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안창현 예비후보는 국민의당에서 처음 총선을 치르고 지난해 상당 재선거에서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점을 지적받았다. 그는 "국민의당으로 정치를 시작했지만 대선에서 윤석열과 안철수가 야합하는 것을 비판하며 당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자신의 정체성이 민주당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청주 선거구는 4개지만 하나의 청주로 봐야 한다"며 선거구 이동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이장섭 국회의원은 "서원구 인구가 줄고 노령화·보수화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최근 10년 넘게 재개발이 되지 않아 상당구 동남지구 등 인접지역으로 인구가 이동해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사직·모충지역 주택재개발이 진행 중이고 분평지구도 개발될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 청주흥덕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청주흥덕 출마 후보자들. 사진 좌측부터 도종환(현역),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청주흥덕 출마 후보자들. 사진 좌측부터 도종환(현역), 이연희.

민주당 덧밭인 흥덕에선 3선 중진이자 비명계인 도종환 의원에게 지난 대통령선거·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추궁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반면 친명 이연희 예비후보에게는 후보의 경쟁력을 물어 대조를 이뤘다.

공관위원들은 도종환 의원에게 선거 패배에 대한 생각을 물었고 이에 도 의원은 "지난 지선에서는 도지사 선거뿐만 아니라 도의원 선거도 졌다"며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고,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지지자들을 얼마나 나오게 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청주흥덕은 민주당이 강세지만 앞선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뒤지는 득표율을 보여 해당 지역구 의원에게 우회적으로 책임을 따져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자객공천 뒷말이 나오는 이연희 예비후보에게는 "청주흥덕 공천신청을 촉박하게 했는데 상대 후보(3선)에 대한 피로감 호소 외에 본인만의 선거전략과 경쟁력이 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예비후보는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이슈를 만드는 것이고, 청와대 청주 이전 공약이 지역에서 반응이 뜨겁다"고 주장했다.


◇ 청주청원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청주청원 출마 후보자들. 사진 좌측부터 변재일(현역), 유행열, 송재봉, 허창원, 김제홍.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청주청원 출마 후보자들. 사진 좌측부터 변재일(현역), 유행열, 송재봉, 허창원, 김제홍.

청주청원은 평이한 질문들이 나와 '김빠진' 면접이었다는 후문이다. 출마자가 5명이라 두 팀으로 나눠 진행됐다.

1팀에선 공통질문만 세 꼭지 제시돼 후보별 차별화가 부족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을 어떻게 이루겠냐, 민주당 공천배제 5대 기준(성비위, 막말, 금품수수, 갑질, 음주운전)에 대한 생각, 의정활동계획 등이다.

송재봉 예비후보는 "생각보다 평이해 의아했다"며 "지방소멸, 기후위기 등 정책적 질문을 예상했는데 후보별 역량을 비교할 수 있는 질문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제홍 예비후보도 "똑같은 질문에 각자 답하는 평이한 면접이었다"며 "시간도 짧아 준비한 것에 비해 다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변재일 의원은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 과제를 묻는 질문에 "혁신 없이는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고 통합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2팀에선 지역현안과 후보별 핸디캡 질문이 언급됐다. 허창원 예비후보는 "준비된 후보에게는 어렵지 않은 면접이었다"며 "첫 질문으로 충북도의원 때 지역구는 서원, 국회의원 출마는 청원인데 준비가 돼있느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행열 예비후보는 "의도적으로 곤란에 빠뜨리려는 질문은 없었고 정책 준비가 돼있는지를 확인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개별질문으로 "미투 관련해 무혐의 처리가 됐지만 다시 불거지면 어떻게 대응할 거냐"를 받아 "단호하게 대응할 거다. 당에서도 거짓미투와 진짜미투를 가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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