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인제 대전·금산 취재본부

대전·금산 통합 논의가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였지만 김태흠 충남지사가 대전·금산 통합에 불편한 심기를 보이며 또다시 미궁 속으로 빠질 위기다.

대전·금산 통합 논의는 충남도청이 대전에서 충남 내포로 이전한 2012년부터 시작됐다.

대전과 금산은 사실상 한 생활권에 속해 있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생기는 비효율과 충남도 내 금산 소외가 문제로 떠올랐다.

통합 논의는 10년 넘게 논의돼 오며 줄곧 선거 단골 이슈로 이용되다 수면 아래에 묻혀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지난해 김포 서울 편입과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가 추진되며 논의가 재점화됐고 의회를 중심으로 행동에 나섰다.

최근 금산군민들 또한 금산·대전 편입추진위원회를 발촉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범인 금산군수는 "금산이 대전으로 편입되는 것은 전적으로 금산군민의 뜻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후 며칠 뒤 이장우 대전시장 또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대전과 금산의 통합문제는 모두의 의견을 따를 것"이라며 "금산이 대전에 편입되는것에 큰 이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시가 김태흠 충남지사나 금산군의회에 대전으로 금산을 붙여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예의에 서로 맞지 않는다"며 대전시가 나서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금산군의회는 통합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1월 29일 대전시의회를 방문해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금산군의회가 대전시의회를 방문하고 하루 뒤인 1월 30일 김태흠 충남지사는 불쾌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태흠 지사는 "대전시와 금산군의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충남·충북·대전·세종이 메가시티 구성을 추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대전과 금산이 움직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날을 세웠다.

계속해서 김 지사는 "그런 얘기들을 하는 부분은 오히려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큰 방향 속에서 가는 부분에 있어 어떻게 보면 저해되는 부분도 있다"고 우려했다.

충청권 메가시티가 추진 중인 상황에 충남도에 속한 금산군을 대전시로 편입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충남도 입장에서는 세종시 분리 이전의 16개 시·군에서 현재 15개 시·군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금산군 대전 편입에 찬성할 이유가 전혀 없다.

지자체 행정구역 통합을 위해선 지방자치법을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국회에서 대전과 금산을 위해 지방자치법을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제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관련 법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이 어려울 경우 충남도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 또한 김태흠 충남지사가 반대 의사를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황인제 대전·충남취재본부
황인제 대전·충남취재본부

가장 중요한 금산군민들의 뜻도 대전·금산행정구역변경 통합 범시민 추진위원회, 금산·대전 편입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등 찬·반으로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듣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할 것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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