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조업 기반 산업구조 타직종 취직 힘들어 '2030 절망'
청주상의, 자기소개서·면접 교육 등 노동시장 진입 지원

구인정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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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손수민 기자] 취업준비생 A(29·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씨는 2년 넘게 공기업 입사를 꿈꾸다가 잠시 쉬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시험을 보는데 해당 전형에서 여러 번 고배를 마시며 자신감을 잃었다. A씨는 전기기사 등 입사에 필요한 자격증을 두루 갖춰 다른 기업에 취업할 수도 있지만 눈높이에 맞지 않아서 고민이다.

2023년 12월 기준 구직단념자는 36만 8천명이다. 구직단념자가 '그냥 쉰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처음부터 '그냥' 쉬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 치여 쉬고 있을 뿐이다.

통계청은 구직단념자를 1년 안에 구직경험이 있지만 노동시장적 사유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노동시장적 사유로는 적당한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 구직해 봤지만 일거리를 찾을 수 없어서, 본인의 자격이 부족해서 등이 있다.

특히 충북은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다른 직종의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 충북연구원 설영훈 연구위원이 발표한 '2022년 GRDP(지역내총생산)로 살펴본 충북 경제'에 따르면 충북의 산업구조는 제조업 47.7%, 서비스업 42.1%, 건설업 6.4% 등으로 구성돼 있다.

B(26·여·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씨는 고향에서 일하고 싶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B씨가 원하는 IT기업 일자리는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타지로 떠나면 주거비, 생활비 등 지출이 늘어나는데 그만큼 급여를 많이 주는 회사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헤매다 보니 구직단념에 이르게 됐다.

이처럼 취업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스로 교육, 기술 등 경험이 부족하다고 여기거나 나이로 인해 위축되는 경우도 많다.

디자인 계열을 전공한 C(26·여·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씨는 기술을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직업훈련기관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청주에서는 원하는 시기에 필요한 교육이 열리지 않았다. 교육이 1~2개월 정도 진행돼 매번 타지를 왔다 갔다 하기는 힘들 것 같고, 고시원 생활을 감수하면서까지 교육을 들을 자신은 없었다. C씨는 결국 휴식 기간을 가졌다.

구직단념자가 늘면서 정부는 2021년부터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청주상공회의소는 청년도전지원사업 운영기관 중 한 곳이다.

청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구직단념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청년들을 지원한다"며 "작년 참여자가 160명 정도인데 각자 구직을 단념에 하게 된 이유가 무척 다양했다"고 말했다.

청주상공회의소는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진입시키기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도울 뿐만 아니라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중 구직단념청년에게 가장 호응이 좋은 것은 참여 수당 지급이다. 다양한 경험을 무료로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았다며 더 많아지길 바란다는 피드백도 자주 들어온다. 다만 참여자 모집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청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6개월 이상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로 쉬는 청년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지원 대상을 발굴하기 어려운데 사업이 많이 알려져 신청자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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