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대기자 없는데도 병원장 역임 의사 운영업체 권유
"시민 신뢰 회복·정상 운영 위해 구성원들 노력해야" 지적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여기는 환자가 한참 기다리셔야 할 것 같으니까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의원으로 가보세요."

지난 18일 발가락을 다쳐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J모(80) 씨는 건대 충주병원 의사로부터 황당한 권유를 받았다.

J씨는 "오후 2시께 보호자와 함께 건대 충주병원을 찾아 접수를 한 뒤 응급실 앞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힌 끝에 치료는 고사하고 담당의사라는 사람이 나와 '여기는 한참 기다리셔야 할 것 같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의사는 아예 건대 충주병원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M의원 이름을 지정하면서 반드시 그곳으로 갈 것을 권유했다"며 "당시 건대 충주병원 응급실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의아스러웠다"고 덧붙였다.

J씨는 결국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다시 이 의사가 지정한 M의원으로 찾아가 치료를 받은 뒤 귀가해야 했다.

이 의사가 지정한 해당 의원은 7층 신축 건물에 입주한 충주에서는 꽤 큰 규모의 의원으로 개원한 지 얼마 안됐으며 건대 충주병원장을 역임한 의사 A모씨가 건대병원에서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수술팀을 데리고 나가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최근 건대 충주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의사로부터 이같은 권유를 들었다는 사람들은 J씨 외에도 여러 명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을 알게된 J씨는 "나는 충주의 대표적인 의료기관인 건대 충주병원이 잘 운영되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으로 병원 내부에서 이런 일을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건대 충주병원이 왜 충주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지 이제야 이유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건대 병원 의사를 비롯한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속한 병원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놀라웠다"며 "건대 충주병원이 충주시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들부터 뼈를 깍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J씨는 충주시의회 재선 의원 출신으로 의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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