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협의 없는 강행 주장… '고향지키기 운동본부' 결성

주민대책위 집회
주민대책위 집회

[중부매일 천성남 기자] 보은 제3일반산단 조성에 반대하는 탄부면 사직리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보은읍 중앙사거리에서 산단조성 철회 요구를 강력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부터 보은읍 중앙사거리와 보은군청 정문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주민들은 이날도 "주민들의 터전과 생존권을 빼앗는 산단 조성을 결사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 주민들은 "제105주년 3.1절을 맞아 제2의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끝까지 반대 투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민대책위는 "최초 기획단계부터 행위제한 고시(22년 12월 29일), 합동설명회(23년 12월 28일)까지 주민들에 적절한 설명이나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사업 추진한 것에 분노를 느낀다"라며 "그동안 주민 누구와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한 "현재 제시된 산단 개발계획은 사직리와 고승리의 중간 지역을 대부분 잠식하고 특히, 사직리는 서,동,북 방향을 갈고리 형태로 에워싸고 있어 주민들의 정주환경과 경제활동을 심각하게 침해해 오랫동안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훼손하고 자연환경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것으로 전면 재검토를 건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대책위는 지난 2022년 삼승면 보은산업단지 내 한 반도체 가스 생산 공장에서 발생했던 폭발 사고의 방송영상을 공개하며, 산업단지 조성의 위험성을 알렸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공장 건물 외벽과 지붕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고, 인근 공장이 흔들릴 정도로 폭발의 위력과 함께,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이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는 내용이다.

폭발을 일으킨 가스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디보란'이란 가스로, 공기와 접촉하면 폭발 위험성이 높은 특수물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디보란'과 같은 반도체용 가스는 접촉할 경우 폐렴과 폐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 가스라고 설명했다.

영상을 공개한 사직리 주민대책위는 "이처럼 반도체용 화학공장이 사직마을로 들어올 경우 삼승면의 보은산업단지보다 더 큰 규모의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살아야 한다면, 이보다 더 아찔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엄청난 폭발사고를 일으킨 화학공장을 행정당국이 철저하게 숨기면서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지역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직마을 인근에 산업단지를 유치하려 한다"며 결사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기피시설이 아닌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청정 시설, 관광자원화가 가능한 시설, 농업 발전 관련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행정당국의 산업단지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주민대책위와 함께하는 보은출신 어수용 변호사는 "사업 진행을 강행할 경우 출향인사 등과 함께 '고향지키기 운동본부'를 결성해 투쟁할 것이며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을 명확히 했다. 한편 주민대책위는 오는 6일 집회를 속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