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혁연의 말글로 본 역사(7)

"부부의 의(義)는 한 번 결혼(結婚 ★)하면 죽을 때까지 고치지 아니하는 것인데, 이제 남편이 이미 죽었으니, 내가 어찌 홀로 살겠는가? 그러나 바로 죽어서 같이 묻히지 못한 것은 나의 늙은 아버지가 장차 경흥의 교수(敎授)로 부임하는데, 백발 노모(老母)가 역시 집에 계시기 때문에(하략)."-<『성종실록』 5년 11월 21일>

조혁연 대기자(충북대 사학과 박사)
조혁연 대기자(충북대 사학과 박사)

봄은 결혼(★)의 계절이다. 결혼할 때의 한자 혼(婚) 자는 '계집 女'와 '어둘 昏'자로 구성돼 있다. 문자대로 풀면 어두울 무렵 신부집에 가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뜻이다. 왜 이런 풍습이 생겨났을까. 첫 번째는 교통이 너무 불편해 신랑이 아침에 출발했어도 신부집에 도착하면 저녁이 됐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이 설은 갑돌이와 갑순이의 결혼을 설명하지 못한다. 둘은 한 마을에 살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설은 주역상 음(여자, 밤)과 양(남자, 낮)이 만나는 시점이 저녁 무렵이라는 설이다. 후자가 정설이다. '장가들다'는 장인집에 가다, '시집오다'는 시댁에 오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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