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과거 정부가 내세웠던 인구 억제 정책 표어다. 당시 정부는 증가세가 멈추지 않자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를 표어를 내세웠다. 둘도 많다며 하나만 낳자를 것이다. 당시에는 다산(多産)의 시대였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어떠한가? 인구 감소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됐다. 과거에는 아이를 너무 많이 낳아 걱정이었는데 요즘은 너무 낳지 않아 걱정인 시대다.

2021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최하위였다. 같은해 OECD 회원국 평균 출산율은 1.58명이며 1명을 밑도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었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출산율을 살펴보면 이스라엘이 3.00명으로 가장 높고 프랑스(1.80명), 호주(1.70명), 미국(1.66명), 독일(1.58명), 영국(1.53명), 일본(1.30명)이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지난 2016년부터 내리 곤두박질쳤고 2018년에는 0.98명일 기록했다. 이후로는 한번도 1명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2명으로 더 낮아졌다. 특히 4분기 출산율은 0.65명으로 분기 기준 첫 0.6명대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역대 셀프 경신을 하고 있는 셈이다.

0.6이라는 수치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출산율은 0.7명으로 추정된다.

그래서인지 우라니라의 출산율은 전 세계는 물론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안정적인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비율인 2.1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자 2018년부터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유일하게 합계 출산율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구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 국가이지만 4년 연속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2023년에도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1년 전보다 0.05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부부 100쌍(200명)에 자녀 수가 65명에 불과한 것이다.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혼인 건수는 최근 10년 새 40% 줄어들었다. 최근 통계청의 '2023년 12월 인구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잠정치)는 19만3천673건으로 10년 전인 2013년(32만2천807건)보다 40.0% 감소했다. 출산의 전제 조건부터 흔들리고 있는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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