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실시된 태국 조기총선 투표에서 한 대학교수가 손가락에 일부러 상처를 내 흘러나온 피로 기표를 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콕 카셈 분팃 대학 법대 교수인 야삭 코사야논은 2일 방콕 랏프라오 선거구의 투표소에서 나무로 만든 이쑤시개로 손가락을 여러 번 찔러 흘러나온 피로 투표용지에 기표를 했다고 태국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요삭 교수는 `시민불복종'의 표시로 이러한 색다른 기표 방법을 고안해냈다며 자신은 선거법을 공부해왔기 때문에 피로 기표를 하더라도 결코 위법이 아니고 표 자체도 유효표로 간주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삭 교수가 피로 기표한 투표지는 유효표로 계산됐다고 태국 언론은 전했다.

그는 손가락에 상처를 내는 데 이쑤시개를 사용한 데 대해 "이쑤시개는 `몽둥이를 든 거인'과 같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위법행위를 다스리기 위해 몽둥이를 사용하는 대신 권력자들이 이 쑤시는 것을 돕고 있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이색적으로 해석했다.

태국 변호사협회 회원이기도 한 요삭 교수는 애초에 문구용 칼로 손가락을 잘라 피를 낼 계획이었으나 "아내가 너무 끔찍하고 동요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극구 말려 이쑤시개로 바꿨다"며 피나 붉은색 잉크를 사용해 이번 총선의 부당성에 항의해줄 것을 다른 유권자들에게도 호소했다.

그는 또 헌법을 개정,현재 의무로 돼 있는 투표를 권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국에서는 18세 이상 유권자의 국회의원 등 공직 선거 투표 참여가 의무로 돼 있다. 선관위에 타당한 사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투표에 불참할 경우 공직 취업 등이 5년간 제한된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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