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지효 교육부장

학생수 감소에도 각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은 여전히 증가했다.

주위를 살펴보면 자녀를 1명에서 2명을 둔 가정이 가장 많고 가끔 3명 이상 자녀를 둔 가정도 만나게 되지만 이는 극히 드문 일이다.

그 자녀의 부모들은 거의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그들의 자녀들은 최소 2개에서 많게는 4~5개의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대부분 예체능 학원에 다니는 비중이 높다. 피아노와 태권도, 미술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점점 학년이 올라가면서 거기에 영어, 수학 등이 더해진다.

오죽하면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자는 학생이 많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2023년 초·중·고 학부모들이 지출한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 1천억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보면 2022년 528만명에서 지난해 521만명으로 7만명(1.3%) 줄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보다 1조2천억원이 증가했다.

전체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4천원으로 전년도 41만원에 비해 5.8% 늘었다. 초등학교는 39만8천원, 중학교는 44만9천원, 고등학교는 49만1천원으로 조사됐다.

일반 교과 과목의 전체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6천원이고 일반교과의 과목은 영어, 수학, 국어, 사회·과학 순이었다.

가구의 소득수준별로는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1천원이고 소득이 300만원 미만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8만3천원이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도 옛말이 됐고 재력이 있어야 공부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부모의 경제활동 상태별로도 외벌이 가구보다 맞벌이 가구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많았다.

맞벌이 가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9천원으로 지난해보다 6.2% 증가했다. 아버지 외벌이 가구는 42만9천원, 어머니 외벌이 가구는 28만8천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사교육비 70만원 이상 지출한 학생 비중은 22%로 전년대비 2.9%p 증가했다.

통계에 따르면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금액은 구간별 학생 비중이 전년대비 60만원 미만 구간에서는 모두 줄었으나 60만원 이상 구간은 늘어났다.

이런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사교육비마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교육 수강목적으로 일반교과는 학교수업의 보충을 위해, 예체능은 취미·교양·재능개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충청권에서는 세종시가 사교육비 참여율 83.9%로 17개 시·군 중 가장 높았다.

충북은 72%로 전국 평균 78.5%보다 6.5%낮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1천원으로 전국 대비 11만3천원 적게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교육 참여율 증감폭이 -1.1%p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였다.

정부의 수능 킬러문항 배제, 무전공 확대,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의 정책 발표는 대학입시 혼란을 부추겨 사교육 증가를 이끄는 원인이 되고있다.

또한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공교육에 투입하는 예산을 줄이겠다고 한다. 교육 예산의 감소는 공교육의 질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 자명하다.

이지효 교육부장
이지효 교육부장

교육은 평등해야 한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도 희망이 돼야 한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 규모를 축소하기보다는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복지에 투자해 공교육의 질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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