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성렬 충청북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장

2022년말 기준 우리나라는 전국 177만개 지하수시설에서 30.4억 m3의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충북에는 187,815개 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연간사용량은 2.97억 m3으로 조사되어 있다. 지하수는 단기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높지만 무분별한 개발은 오염 및 고갈 등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지하수의 중요성과 지속가능한 관리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지하수는 지표수에 비해 수질이 안정적이고, 지표 오염원의 영향을 적게 받아 간단한 수처리 또는 수처리 없이 먹는물로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물순환 과정에서 하천유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하는 근원이다.

지하수 수질이 지표수 수질에 비해 안전하고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자연발생 기원의 오염물질(비소, 라돈, 불소, 우라늄 등)과 인위적 기원의 오염물질(총대장균군, 질산성질소,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농약 등)을 수질기준 이상으로 포함할 수 있다.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지하수측정망 운영결과 2022년 수질기준 초과율은 평균 13.1 %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인위적 일반오염물질은 질산성 질소이다. 질산성질소는 농업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주로 관측된다. 농경지에 과도하게 사용된 질소비료와 퇴비, 미처리 가정하수, 가축분뇨 등이 주요 오염원이다. 빗물이 지하로 침투하여 지하수로 저장된 후 서서히 하천으로 유출되는 것을 기저유출이라 한다. 유속이 느린 지하수는 강수가 없을 때에도 기저유출로 꾸준히 하천으로 유출되어 하천유량이 유지된다. 지하수가 오염되면 하천오염도 발생하게 되는데 지하수의 기저유출에 의한 총질소 오염부하량이 하천오염부하에 미치는 기여율이 약 50~97%인 것으로 산정되고 있다. 지하수의 하천 기저유출이 하천유량에 기여하는 비율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약 40%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천의 수질 및 수생태계 관리에 있어서 기저유출은 중요한 관리대상이고, 하천의 수질 및 수생태계 관리, 오염부하량 관리에 있어서 지하수가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지하수 오염 취약지역 조사 및 관리 방안 수립, 지하수 오염 감시 및 제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앞으로 인류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규범과 질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속가능 지하수관리의 고전적 정의는 '안전한 지하수 개발가능량(safe yield)을 들 수 있다. 안전한 지하수 개발가능량은 '대수층의 고갈 없이 정기적으로, 영구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지하수의 양'을 의미하며, 해당 개념은 개발가능한 지하수량을 산정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 안전한 지하수 개발가능량 이후, 지하수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개념은 지속가능한 지하수 관리(sustainable groundwater management)로 진화하여 왔다. 지속 가능한 지하수 관리는 수자원 보존, 수질관리 외에도 물순환 건전성, 생태계 보전, 깨끗하고 안전한 물의 공평한 공급, 기후변화, 순환경제와 자원재활용, 건강 및 위생 등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지속 가능한 지하수 관리는 지하수 자원을 질적·양적으로 향상시키거나, 최소한 저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관리이다. 지하수의 질적 관리를 위해서는 지하수 환경과 다른 환경요소(지표수, 토양, 대기 등) 간의 관계와 이들 간에 일어나는 자원, 오염물질 등의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 향상을 지하수 관리의 주요한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지하수의 오염물질이 다른 매체로 이동하여 지속적인 환경오염원으로 작용하거나, 단편적인 환경관리로 인해 우리와 미래세대가 얻을 수 있는 편익을 감소시키는 실책을 예방할 수 있다.

조성렬 충청북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장
조성렬 충청북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장

기후변화는 현재 지하수가 직면하고 있는 수량 및 수질의 문제와 맞물려 지하수 환경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의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농업용수, 생활용수 부족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추세이다. 강우 여건에 따른 변동성이 작고 지역적으로 잠재적 개발이용가능량이 풍부한 안정적인 비상수원이 필요하다. 가뭄 대비 비상수원으로서 지하수의 이용은 깨끗한 수질, 접근의 용이성 등으로 가뭄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극심한 가뭄 대비책의 일환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체계적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지하수관리를 위해 지하수 수질 및 수원관리, 지하수-지표수 통합물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또한 일반국민에게 지하수개발이 지하수오염과 고갈이라고 각인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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