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 주최로 지난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양손에 대파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 주최로 지난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양손에 대파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 폭등으로 한숨 짓는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파 한 단 875원'으로 염장을 지르더니 이번엔 한 단이 아니고 한뿌리가 875원이라는 어이없는 말까지 나왔다.

국민의힘 이수정 경기수원정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한 단에 875원, 합리적인 가격' 발언에 대해 한뿌리가 875원이라고 엄호했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이렇게 말해 '대파 전쟁 2라운드'를 불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물가점검차 방문한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농수산부 할인지원을 포함해 대파 한 단에 875원 판매하는 것을 보고 "시장을 많이 가봤는데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세상 물정 모르는 대통령이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고물가에 한숨 짓는 국민들을 울리지 못해 안달이라는 대통령이라는 등 성난 민심에 불 붙였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공무원과 하나로마트 관계자를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통령의 물가점검 자리라면 실상 그대로 보여주며 물가안정책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눈과 귀를 가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아부는 대통령이 현실을 파악하는데 방해가 됐고 결국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지른 꼴이 됐다.

이를 의식한 이수정 후보의 한뿌리 발언은 전혀 상식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몰상식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말도 되지 않는 세치를 놀려 '대통령 구하기'에 나선 것이라면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이 후보에게 묻겠다. 대한민국 시장에서 대파를 단이 아닌 한뿌리씩 파는 데가 있는가. 이 후보가 정녕 살림을 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리고 시장에 가서 대파를 사 본 적이 있다면 한뿌리 같은 억지 발언은 나올 수 없는 일이다.

이 후보의 억지 편들기는 전에도 있었다. 아무리 대통령을 옹호하고 자신이 속한 당을 위한 일이라고 해도 상식과 공정을 벗어나선 안 된다.

이 후보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이 일자 "명품백이 진품인지 검증됐느냐. 가짜일 수도 있다'며 해괴한 말을 했다. 이어 "명품백을 받았다는 것이 문제라면 함정을 파고 영상으로 담은 것이 더 나쁘다"고 물타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영입 1호인 이 후보는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다. 그러나 이런 발언에 대해 "범죄심리학자가 범죄자의 심리를 모른다", "언제부터 사람이 변했느냐. 실망했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지금 나라는 총선 정국에 의료계 분쟁까지 겹쳐 어수선하다. 의·정간 대화는 찾아볼 수 없고 의사 증원 백지화와 고수를 놓고 대치만 길어지고 있다.

이런 판국에 정치인들은 공감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윗사람 듣기 좋은 소리라고 불쑥 내뱉는 한 마디로 국민들 가슴에 대못이 박혀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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