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타계한 신상옥 감독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한국 영화계의 거목을 잃은 슬픔에 침통한 분위기였다.

고인의 영화 인생의 파트너이자 아내였던 최은희 여사와 큰아들 신정균 영화감독, 큰딸 신명희 씨 등 유가족이 밤새 빈소를 지켰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영화감독협회의 임원식 이사장 등 후배 영화인들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빈소에서 만난 최 여사는 남편을 잃은 충격으로 말을 잃고 눈물만 훔쳤다. 최여사 곁에 있던 정진우 감독은 "비록 아프시기는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실지 몰라 충격이 엄청나게 큰 것 같다. 남편이자 평생을 함께 해 온 동지를 잃으시게된 최 여사가 건강을 잃을지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상옥 감독이 운영하던 신필름에서 조감독으로 영화를 시작한 임 이사장은 "평생 영화밖에 모르던 분"이라며 "모든 사고와 생활이 영화를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영화에 애착이 컸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타계하기 전까지도 영화 '칭기즈 칸'을 제작하기 위해 해외를 오가며 제작비 마련에 힘을 썼다"면서 "한국 영화계에서 나운규 다음으로 신상옥 감독을 꼽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영화계는 신 감독의 장례를 범영화인협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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