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울리고…이것이 전도연의 힘!”

“웃고 울리고…이것이 전도연의 힘!”

<인어공주>는 비록 단아하고 소박한 소품이지만 거물급 여배우의 존재를 유감없이 드러낸다.‘40%의 현실’은 현실대로 칙칙하게,‘60%의 판타지’는 판타지대로 화사하게 설득시킬 수 있는 여배우 전도연의 힘을 새삼 실감케하는 것이다.

테니스공과 눈 맞추며 연기했다는 1인2역 장면에서 그는 훌륭한 퍼포먼스를 선보이지만 그 찬사는 정교한 기술적 완성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난에 주눅든 새침한 딸 나영과 풋풋한 스무 살 섬처녀 연순은 하리 바닷가마을에서 만나,이야기 나누며,진정한 소통에 성공한다.이때의 나영과 연순은,1인2역의 설정 자체를 까맣게 잊을 정도로,그저 ‘다른’ 사람일 뿐이다.

또한 연순은 주근깨 가득한 시골처녀였던 <내 마음의 풍경>의 홍연과도 비슷하지만 전혀 다르다.이 모든 것은 ‘인간 전도연’을 지워버린 채 늘 작품 속 캐릭터로만 현현했던 ‘배우 전도연’의 생존방식 덕분에 가능했었다.

무엇보다도 <인어공주>는 여배우 전도연의 으뜸 덕목이 건강함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촬영현장과 숙소를 5시간씩 걸어 다녔다는 그는 진짜 해녀처럼 물질도 (너무!) 잘하고,진짜 연순이처럼 고무신 신고도 바람처럼 (너무!) 날쌔게 달린다.

그의 넘치는 에너지를 통제하거나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야 한다는 박흥식감독의 판단은 그러니 제대로 들어맞았다.눅눅한 현실이 화사한 판타지에 은폐되지 않는 진정성도,화사한 판타지가 눅눅한 현실에 압사되지 않는 생기도 바로 그 생래의 건강함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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