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배 소장 등단 7년만에 첫시집 펴내

새터말 돌배나무꽃|오늘의 문학…20일 출간 기념회

칠남매 어머니가 홀로되신 것은 불혹의 허리를 갓 지나고 나서다. 자식들 등 따습고 배부른 염원을 위해 땅 팔아 공부시킨 어머니.4남 3녀를 위해서라면 ‘포말 앞세워 밀물로 달려오는’ 파도와 같았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칠남매 셋째는 시집을 펴냈다. ‘새터말 돌배나무꽃’(오늘의 문학).시인의 고향인 충북 청원군 오창면 가곡리에는 돌배나무가 아름다웠다.비록 먹을 것 없고 볼품없는 ‘아그배(돌배)’라지만 무엇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화사하고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그런데 우연일까? 시인의 이름이 우배다.스스로를 낮추기 위해 ‘돌배입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심성 고운 촌부의 마음을 읽는다.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업소 김우배(52) 소장.지난 99년 ‘오늘의 문학’에 ‘쥐똥나무꽃’으로 등단한 그가 7년만에 첫 시집을 펴냈다. 고향마을 이름이 ‘새터말’이고 시인 이름이 ‘우배’이니,시집은 곧 ‘새터말 우배가 피운 詩’가 된다.시 쓰기를 밭 갈기로 표현하는 그다. “제가 농민의 자식이어서 일까요? 사람마다 바탕에 있는 고운 심성이 시심(詩心)이라고 생각해요.시를 쓰는 것은 곧 마음밭을 가는 일이죠”
시집에 수록된 130여편의 시·글은 일곱묶음으로 나뉘어 각각 정서를 달리한다.‘복사꽃 추억’에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사월의 편지’에선 그간 만나고 사랑한 사람들 이야기를,‘모노드라마’에는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한 바람을 녹여냈다.

‘언제나 마음으로야/ 천년바위를 꿈꾸지만/ 아직은/ 이름 하나 가진 게 없는’ 돌의 소망은 ‘소리 없이 구르는 조약돌’이 되는 것이다.때로는 사무치는 그리움으로,결딜 수 없는 고통으로,아린 기억을 되짚으며 소리없이 시밭을 가는 그에게서 세월이 안겨준 아름드리 돌매나무의 시향(詩香)이 전해오는 듯 하다.

시인은 충북지역 공무원들의 문학단체인 ‘행우문학회’와 청주문인협회,오늘의문학회와 청주시공무원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청주의 자랑인 직지를 알리기 위해 직지 이야기를 가요화한 노래 ‘비구니 사랑’의 작시를 맡기도 했다.시집 맨 뒤쪽에는 그가 직접 쓴 노래 악보가 실려 있다.

청주시문인협회(회장 안수길)와 행우문학회(회장 우완제)는 오는 20일 오후 6시30분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시인의 시집 출간을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연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