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YWCA 아나바다 나눔터- 민들레 워커스 콜렉티브

▲ 청주YWCA가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펼치고 있는 워커스 콜렉티브(생산판매공동체) 사업에 뛰어든 여성들. 스스로를 '민들레 홀씨'라고 불렀다. /김정미

봄의 잎싹을 닮은 연두색 앞치마가 눈에 선명하다.

금방이라도 싹을 틔울 듯 생기발랄한 모습의 이들은 ‘민들레 홀씨들’.청주YWCA가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펼치고 있는 워커스 콜렉티브(생산판매공동체) 사업에 뛰어든 여성들이다.

친환경비누인 EM비누를 만들기 위해 모인 18일 오전 아나바다 나눔터.비누는 손으로 만드는데 입이 더 바쁘다.환경을 사랑하며 일하는 여성들의 공동체는 매일 매일이 ‘화기애애(和氣靄靄)’ 기자의 손에 기념이라며 뭔가를 들려준다.

폐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에 담긴 것은 EM발효액.효모와 유산균,누룩균,광합성세균,방선균 등 인류가 오래 전부터 식품의 발효에 이용해 왔던 유용한 미생물(Effective Microorganism)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이들은 EM이 물을 깨끗이 하고 악취를 없애며 토양을 살리고 철과 식품의 산화를 방지한다고 설명했다.선물은 ‘환경을 살리는 작은 실천에 동참하라’는 주문이었던 것이다.

아나바다 가게가 문을 연 것은 지난 2004년 8월이다.내게 필요없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될 수 있도록 수거하고 수선하고 리폼하고 또 세탁을 담당해왔다.

아나바다 나눔터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이명희(50) 팀장은 독수리 5자매의 우애를 두배의 기쁨으로 키웠다.아니 그들 스스로 왔다.이제 공동체에는 모두 10명의 홀씨들이 일을 하고 있다.

수거팀과 수선팀,리폼팀과 매장관리,세탁 등 서로의 역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창고로 쓰이던 지하 공간에 가게를 열고,지난해부터는 1층 매장까지 열면서 안밖으로 발길이 많아졌다.스스로 노동자이면서 사업주고 또 경영자가 돼서 서로의 성장을 돕고 있다.

매장에선 재활용 의류와 천연조미료,EM 등 친환경 물품을 생산·판매한다.제각각 살아온 경험이 다른데도 ‘환경을 살리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아나바다운동은 주변 환경뿐 아니라 그들 개개인의 생활에도 변화를 가져다 줬다.

최근에는 매월 넷째주 토요일마다 거리 장터를 열고 있다.청주상당공원 일대에서 펼쳐지는 장터의 주인공은 어린이와 시민.마당을 열고 시민 스스로 가게 이름을 지어 물건에 값을 매겨 팔도록 하고 있다.판매한 대금에서 정성껏 기부를 하면 그것으로 어려운 청소년을 돕는다.

태양열 조리기 체험,환경수세미 뜨기,대안 생리대 판매,우산과 가방 수선 등 이들이 펼치는 장터에는 쏠쏠한 재미와 함께 정감 가득한 알뜰 쇼핑이 뒤따른다. 이들이 언제 어느때 두배의 씨앗이 돼서 싹을 틔울지는 아무도 모른다.

환경을 살리는 작은 실천에 동참하라며 말없이 쥐어운 폐현수막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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