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김위원장 서명

(평양=공동취재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14일 오후 김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2차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간 화해 및 통일,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이산가족 상봉, 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의 교류.협력 등 4개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어 대표단이 작성한 합의문에 함께 서명한 뒤 남북 언론에 동시에 발표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시작 2시간20분만인 오후 5시20분에 1차 정회한 뒤, 6시5분에 다시 시작한 정상회담은 45분만인 6시50분에 끝났다'면서 '남북 대표단이 합의문을 작성해 두 정상의 검토를 거쳐 서명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앞서 말한 4가지 사안에 대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의견접근을 보았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에 앞서 중간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은 남북간 모든 문제에 대해 기탄없이 흉금을 터놓고 얘기했다'고 밝혀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 이산가족 상봉, 남북경제협력,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答訪) 등 한반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방안에 대해 상당부분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남과 북은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등 이미 많은 합의를 이뤘으나 이제는 이를 실천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양측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 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특히 '북측도 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국, 일본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개선 등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단독회담에는 남측에서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별보좌관, 황원탁(黃源卓)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이, 북측에선 김용순(金容淳) 아태평화위원장이 각각 배석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수대 의사당에서 공식면담을 갖고,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토대로 한 교류.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기본합의서 등 이미 합의한 내용 등 실천가능한 것부터 논의해 합의를 이뤄내자'면서 '남북간에 많은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해소하고, 대화와 교류.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한.미.일간의 대북 공조는 우리의 자주문제와 관계있는 것인데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며 남측 입장을 물었다.

이에 김 대통령은 '3국 공조는 대북 정책이 북한에게도 유리하고, 우리에게도 좋은 `윈-윈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는 결코 북한을 해롭게 하자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보안법이 남북의 교류.협력을 방해한 측면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고 김 대통령은 '현재 남측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어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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