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취재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14일 오후 3시부터 백화원 영빈관에서 단독회담을 하는 동안 양측 수행원들은 회담장 밖에서 초조하게 회담결과를 기다렸다.

수행중인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간혹 김위원장이 웅변조로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뭔가를 깊이 있게 설명하려고 했다'면서 '전체적으로 회담 분위기는 좋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회담이 2시간이상 마라톤으로 진행되자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위의 건의를 받아들여 오후 5시20분께 휴식에 들어갔다가 6시5분께 회담을 속개했다.

두 정상은 휴식에 들어가기전 서울에서 팩스로 전송된 신문보도철이 보고되자 나란히 서서 이를 놓고 잠시 환담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과 관련한 1면 통단 제목과 여러쪽에 걸친 신문 보도내용을 보고 '정상회담에 모두 관심이 많다'며 마음을 다잡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대통령은 1면에 김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만을 게재한 경향신문을 화제로 올려 '기사없이 사진만 실은 신문은 처음 본다'면서 '7천만 동포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회담이 성공리에 끝나 남과 북에 큰 `선물보따리'를 안겨줘야 한다는 의중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이어 김위원장은 '남측신문에 정상회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군요'라고 관심을 표시한뒤 옛 `서울신문'이 보이지 않자 제호가 바뀌었다면서요'라고 김대통령에게 물어 남측 언론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김대통령은 '대한매일로 바뀌었다'고 답변했다.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이 남측 언론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자 '이 신문철을 드리겠다'며 즉석에서 김위원장에게 선물했고 김위원장은 수행원에게 전하며 '잘 챙기라'고 지시했다.

두 정상은 각기 다른 방에서 휴식을 취한뒤 오후 6시5분 회담장으로 향하다 입구 복도에서 마주쳤다.

복도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김위원장이 먼저 김대통령을 보고 '편히 쉬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네자 김대통령도 '잘 쉬셨습니까'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휴식시간 동안 정리된 생각이 많은 탓인지 회담장으로 들어가면서도 대화를 계속했다고 박대변인은 전했다.

오후 6시5분께 속개된 2차 정상회담은 45분만인 6시50분에 끝났다.

박 대변인은 이에대해 '남북 대표단은 합의내용을 정리해 작성하고 있으며, 9시경에 정리된 합의문에 대한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화해.통일 ▲긴장완화.평화정착 ▲이산가족 상봉 ▲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의 교류협력 등 4가지 분야에 대해 많은 의견접근이 이뤄져 합의문을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정상회담장은 당초 김위원장의 집무실로 예상됐으나 13일 밤과 14일 새벽 사이에 백화원 영빈관으로 바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측에서 우리 민족은 동방예의지국으로 젊은 김위원장이 가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와 갑자기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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