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경제상태·대인관계가 주원인

한국인 4명 중 1명은 자신이 '불안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며 6%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각한 상태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불안장애학회(이사장 권준수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지난 3월 전국의 20~69세 성인 1천명(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불안에 대한 전화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12일 대한불안장애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학회는 21가지 불안 설문을 이용해 불안상태를 파악하고 음주.흡연.카페인 섭취, 불안의 원인, 해소 방법, 치료 여부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25%는 자신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으며 6%(59명)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라고 응답했다.

불안 증상으로는 '소화불량(49%)', '어지러움 또는 현기증(44%)', '가슴 두근거림(41%)', '몸이 저리고 쑤시거나 감각이 마비된 느낌(36%)', '편히 쉴 수 없음(31%)', '자주 얼굴이 붉어짐(26%)',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27%)' 등을 호소했다.

불안의 주된 원인은 본인의 건강상태(39%), 경제적 어려움(36%), 타인과 갈등(32%) 등의 순이었다.

또 불안 해소 방법은 혼자 참거나(39%), 식음료 섭취(36%, 술ㆍ담배ㆍ커피가 대부분) 등 건강하지 않은 방법이 많았으며 가까운 사람과 대화(32%)를 시도한다는 대답도 상당 수 있었다.

그러나 심각한 불안을 호소한 6%의 응답자 중 실제로 불안관련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9%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27%만이 앞으로 치료를 고려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전북대병원 정신과 정상근 교수는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사건, 사고도 빈발하는 등 사회적 불안 요소가 많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불안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불안 불감증'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동양 문화권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는 데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불안 증상이 심한 경우 상담치료, 인지ㆍ행동치료, 정신분석 치료 등을 받을 수 있으며 중증인 경우 약물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많은 사람이 불안을 경험한다면 불안과 대처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긍정적 사고와 규칙적인 운동, 술ㆍ담배ㆍ커피 등 자극성 기호품의 자제, 이웃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학회 참가자는 "동양인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신체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데 평가 내용에 신체 증상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일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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