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취재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은 15일 오후 모든 일정을 끝내고 함께 승용차를 타고 순안비행장으로 출발했다.

김대통령 부부는 오후 3시35분께 김일성 종합대학 앞 금성거리에 도착해 평양시민들의 간단한 환송을 받았다.

인민보안성(옛 사회안전성) 여성 악대의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연도에 모인 시민들의 '만세' 함성 속에 승용차가 도착하자 문이 열리고 김대통령이 먼저 차에서 내렸으며, 반대편 쪽에서 김위원장이 내렸다.

김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그 사이 김위원장은 차 앞쪽으로 몇걸음 걸어 나와 김대통령쪽으로 손을 들어올려 박수를 침으로써 시민들의 환호를 유도, 김대통령을 최대한 예우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뒷차에 타고 있던 이희호여사가 차에서 내려 김대통령 옆에 서자 미리 꽃을 들고 기다리던 여자 2명이 다가와 평양시민을 대표해 두 사람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위원장은 계속 박수를 치며 흐뭇한 표정으로 이 장면을 지켜봤다.

특이한 것은 김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할 때 시민들의 구호가 '만세'와 '김정일 결사옹위'였던 것에 비해 이날은 '만세' 한가지로 바뀐 것이다.

김대통령 부부가 다시 각각 승용차에 타고 출발하자 시민들의 구호와 함성은 더 커졌다. 차량행렬은 지난 13일과 달리 영생탑을 지나 곧바로 순안비행장쪽으로 행로를 잡았다. 길가 곳곳에는 어린이 악대가 나오기도 했다. 차량행렬의 코스가 짧아 인파는 10만명 정도로 돼 보였으나 열기와 함성은 사흘전과 차이가 없었다.

인파는 평양시 입구인 연못골에서 끝났다가 순안비행장 입구를 2㎞정도 남겨두고 다시 이어졌다. 그러나 평양시내처럼 길을 빽빽이 메우지는 않고 듬성듬성 모여서 만세를 불렀다. 차량행렬은 오후 4시5분께 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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