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환경 노출 심각…영양사 권위세워 지도해야

▲ 청주 교동초등학교 6학년생 학교급식 기호도 조사표 - 후식류
“초등학교 어린이들 조차 우리들을 ‘급식소 아줌마’라고 부르는데 어떻게 편식습관을 개선해요”

이른바 ‘잔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교 영양사 권위를 세워주지 않으면 어린이 편식습관을 고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어느정도 편식하나= 17일 충북도교육청은 청주 교동초등학교 김남희(48) 영양사가 이달 초순 이 학교 6학년 3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교급식 기호도’ 자료를 내놨다.

자료에 따르면 상당수 학생이 나물류를 멀리하는 대신 육류와 튀김류를 크게 선호, 비만 환경에 크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쌀밥의 경우 79%가 ‘좋다’고 응답한 반면, 완두콩밥과 검정콩밥에 대한 선호도는 각각 25%와 32%에 불과했다.

이밖에 육류반찬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고 답했으나 야채(나물) 반찬은 전반적으로 싫어하는 경향을 보였다.

육류반찬 중 ‘닭다리후라이드치킨’은 85%, ‘피자크런치너켓’은 76%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그러나 나물류는 콩나물무침, 상추쌈, 알감자조림만 40%대의 선호도를 보였을뿐 나머지 대부분은 그 이하를 기록했다.

어린이들은 미니핫도그(71%), 김구이(69%), 비엔나케찹조림(68%) 등에도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문화적인 원인도 있다= 김 영양사는 편식의 원인으로 우선 ▶맵거나 거친 반찬을 전반적으로 싫어하고 ▶어려서부터 튀김류와 인스턴트 식품에 지나치게 길들여져 있는 점을 꼽았다.

그는 그러나 문화적인 원인도 어린이 편식에 일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영양사는 “과거에는 아버지 위주로 밥상 식단을 짜면서 어린이들은 싫어도 거칠고 매운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과잉보호에 따른 어린이 위주의 식단을 짜면서 아동편식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아이 편식에서 구하려면= 김 영양사는 가장 시급한 것으로 학교 영양사 권위를 세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초등하교 어린이들 조차 영양사를 ‘급식소 아줌마’, 심지어는 ‘양순이’라고 부른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급식지도는 물론 어린이 편식을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일반직인 만큼 수업권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일정 정도의 영양학 교육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학부모에 대해서도 ▶편식을 자주 하면 “너 안먹어도 좋다!” 식으로 따끔하게 꾸짖고 ▶또 ‘편식습관 고치기’를 ‘억지로 먹이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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