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교권침해·언론보도등 논란 일어

청주 H초등학교 한 여교사가 학교급식 문제로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사건과 관련, 각종 인터넷 사이트마다 수십내지 수백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파문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양비론적인 시각과 달리 이번에는 ‘교권침해 행위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종전과는 다른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고사가 무릎꿇는 장면을 꼭 보도해야 했는가’라는 물음도 다수 올라오는 등 언론보도 태도도 주요 논쟁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H초등 홈페이지는 이날 접촉이 쇄도하면서 다운됐다.

◆대부분 학부모 행동 비판= 작성자 이름을 ‘손님’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충북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선생님은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정원수로 키우겠다고 몸부림치지만 일부 학부모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빠져 아이가 잡목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봄에는 봄비가 내려야 할터인데 지금은 서러운 비,슬픔의 비,분노의 비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범대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은 ‘이번 소식을 접하면서 교육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며 ‘자기 아이 군대 보낸 뒤에도 밥타령을 하다 혼나면 사단장에게 찾아갈 것인가’라고 물었다.

‘초등생 자식을 두명 뒀다’는 누리꾼은 ‘학교는 공동체 생활을 통한 사회적응과 인성교육을 가리치는 곳’이라며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가르치는 것이 참교육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교권은 교사 스스로 바르게 할 때 세워지는 것’이라는 내용류의 글도 있었으나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또 일부 누리꾼은 ‘이번 파문은 급식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학교 급식소를 없애고 도시락 싸오기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이색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세번 ‘주의’ 받으면 상담받아야= 작성자 이름을 ‘셔블’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미국도 학교식당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에 학년별로 15분 정도 돌아가며 식사를 한다’며 ‘선생님이 시간이 지나 “식사 끝!”을 외치면 모두 일렬로 서서 잔반버리는 곳으로 간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미국은 다인종,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지만 학교에서 잘못을 하면 그 부모에게 ‘notice’(주의)가 통보되고, 그 ‘notice’가 3회 이상 되면 학교에 가서 ‘counselor’(상담)를 받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밝혔다.

◆무릎꿇는 장면만 나오지 않았어도= 작성자 이름을 ‘이런 일’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학교로 찾아온 학부모는 말할 것도 없이 무릎을 꿇은 교사 모두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교사의 무릎꿇은 모습만 나오지 않았어도 이렇게 아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KKK’ 누리꾼은 ‘장점보다는 사회적으로 부작용이 더 컸고 교권을 붕괴시켜 버리는 보도였다’며 ‘오히려 보도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행여 이번 일로 선생님의 사명감이 꺾이고 의욕상실로 이어질까 두렵다’며 ‘그러나 편협한 지식인이 아닌 소시민들은 선생님의 아이 사랑에 박수와 위로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 급식환경은

전체 학교중 15%에 해당하는 8개 학교는 이른바 ‘교실 급식’을, 나머지 46개(85%) 학교는 ‘급식강당’에서 점심을 먹도록 하고 있다.

‘교실급식’의 경우 급식강당이 없는 경우로 점심시간(대략 12~오후 1시)의 경우 저학년은 조리원이 교실을 찾아다니며 배식을 하고 있다. 반면 고학년은 조리원+학생+교사가 복도를 통해 운반된 점심을 배식하고 있다.

‘급식강당’은 전교생이 일시에 몰리기 때문에 학년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점심시간 1시간 안에 식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학년별 대략 20분 안팎의 시간이 주어지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큰 학교는 20분 안에 동학년이 식사를 마치는 것이 불가능, 점심시간을 30~40분 정도 앞당긴 11시 30분부터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청주 H초등학교 사건은 이같은 급식환경이 맞물리면서 발생했다.

한 교사는 “점심시간만 되면 급식강당은 들어오는 학생, 나가는 학생들로 말 그대로 북새통이 된다”며 “이같은 환경에서 오후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식사를 마치게 하려면 학생들을 채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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