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내덕동 주교좌성당서 서임 축하 미사

▲ 한국인으로 두 번째 가톨릭 교회 추기경에 서임된 정진석 추기경이 29일 청주 내덕동 주교좌성당을 방문해 1천500여명이 넘는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노승혁

“큰 목자로서 부르심을 받은 정진석 추기경님을 통해 하느님의 계획이 널리 펼쳐질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청하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지난 3월 공식 서임된 정진석 추기경이 8년 만에 청주교구를 공식 방문했다.청주교구는 29일 내덕동 주교좌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서임 축하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축하미사에는 장봉훈 주교와 주 방글라데시 교황대사 장인남 바오로 대주교 등 100여명의 사제단과 평신도 등 1천5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원종 충북도지사와 이기용 도교육감,한진희 충북지방경찰청장,국회의원 홍재형ㆍ오제세ㆍ노영민 의원을 비롯해 도지사와 청주시장 후보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강론에서 “하느님께서 예수님 성찬 월요일에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안배해 주셨다.하느님은 행복하게 살도록 창조해주셨고 신앙을 안겨주셨다”며 “힘들고 다툼이 있을때 항상 희망을 갖고 하느님의 말씀을 모시며 빛과 소금이 되자”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이어 “2년 후면 청주교구 설정 50주년이 되고 올해는 장봉훈 가브리엘 주교의 사제서품 30주년(5월 3일)과 장인산 대주교의 사제서품 30주년(12월)을 맞는 해”라며 “하느님께서 추기경까지 나게 하셨으니 청주교구에 은총을 주신 해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도들은 보편지향기도를 통해 “세상 모든 이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과 참된 평화를 전달하는 충실한 대리자가 될 수 있도록 정진석 추기경에게 지혜와 건강을 줄 것”을 하느님께 기도했다.

감사미사에 이어 열린 축하식에서는 장봉훈 가브리엘 주교와 김원택 신부,정형근 청주교구 평협회장,이원종 충북도지사 등이 축사를 했다.

장 주교는 “이념과 갈등,분열과 불신이 가득한 이 땅에 인간 존엄성과 도덕성,진실성이 기초한 사회가 재건될 수 있도록 정진석 추기경이 정신적 지주가 돼 주길 바란다”며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밤하늘의 별과 같은 존재,지구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는 용서와 화해,평화 통일의 선봉장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답사에 나선 정 추기경은 “귀한 아들 딸을 하느님께 봉헌한 성직자와 수도자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나를 사랑해주셔서 세상 복음 전하는 책임을 지우셨으니 전력을 기울여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작은 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감사미사를 집전하고 축하연에 참석한 후 청주 성모병원과 증평 초중성당,주교 봉직시 유치한 충주 깔멜 수녀원을 차례로 방문하고 서울로 돌아갔다.이날 오후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서임 축하 음악회에는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사제단·평신도 도자기 선물

○ … 정진석 추기경을 위한 사제단과 평신도의 선물은 도자기.청주교구 사제친목회장인 류한영신부는 신자들의 존경과 사랑,소망과 기도를 담아 ‘2005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대상작인 윤주철씨의 공예작품을 청주교구 방문 기념 선물로 증정.이어 정업택 하지노 교구 평협 부회장도 평신도를 대신해 도천 천한봉 선생의 ‘김해다완’ 도자기를 선물.이들은 나라에서 국빈급 손님에게 선물로 주어지는 다완 한 점이 하느님의 손길과 숨결로 빗어진 평신도의 모습을 닮았기에 사랑을 담아 드린다고 설명.

축사 시간 내내 웃음바다

○ … 사제 대표로 축사를 한 김원택 신부는 “청주교구장 재직 당시 정 추기경님은 성당을 짓고 축복식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곧 판자집으로 가라셨다”며 “본당 신축이 쉬운 일이 아닌 데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을 시키시나 생각해보니 본당 신부를 못해보셔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파안대소.
김 신부는 이어 남북평화 통일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좋은 음식보다 나이를 많이 드시고,운동중에서도 숨쉬기 운동을 열심히 하셔야 한다’고 충고해 정 추기경과 신도들이 웃음바다.

정치인들 앞에서 ‘한 표’ 부탁

○ … 충북도지사 및 청주시장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축하 감사미사에서 정 추기경이 의미있는 ‘한 표’를 부탁해 눈길.정 추기경은 “청주교구 재직시 유일하게 한 일은 신도들을 향해 아들·딸을 하느님께 봉헌해달라고 한 것 뿐”이라며 “청주교구와 한국 천주교구의 발전 원동력은 바로 성직자와 수도자의 부모님”이라고 강조.정 추기경은 이어 “더 많은 성직자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복음화 사업의 기초를 위한 한 표’를 부탁해 참석자들이 웃음.내덕동 주교좌성당 밖에선 미사 집전 중에도 한표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원들로 연신 떠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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