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청주교구 1970년~98년 재직

명동성당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며 사제의 꿈을 키웠던 정진석 추기경(75)이 청주교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70년이다.

1961년 사제품을 받고 7년여 동안 본당과 학교,교구청에서 사목경험을 쌓던중 68년 로마 우르바노 대학으로 유학길에 오른 정추기경은 대학원에서 교회법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길에 오른 1970년 청주교구장 주교 임명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해 10월 3일 청주교구장으로 착좌한 것이 28년 청주교구 사목활동의 시작이다. 이후 1998년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로 승품돼 떠나기까지 청주시민의 한 사람으로 남다른 청주사랑을 실천해 왔다.

청주 우암산을 즐겨 올랐던 정 추기경은 착좌 당시 본당수 22개,신자수 4만8천 73명,사제수 27명,한국신부 8명이던 교구 규모를 청주를 떠날 즈음에는 본당수 53개,신자수 11만3천290명,사제수 99명까지 올려놓았다.

현재 충북도의 천주교회 복음화율은 9.9% 정도,한국천주교회 신자가 지난 10년 사이 74%가 늘어나 인구대비 10.1%를 돌파한 수치를 약간 밑도는 규모다.

정 추기경은 “충북도의 본당 수는 신자수 대비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며 “효과적 복음을 위해 본당을 신설할 수 있도록 힘써준성도들 덕분에 하느님의 소리를 더 잘 전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 추기경은 특히 “주교서품 받고 하느님께 ‘교구 사제 100명만 주십시오’하고 참으로 큰 청원을 드렸는데 98년 마지막 사제 서품식에서 106명의 사제가 탄생했다”며 “기존 6명의 사제를 제외한 꼭 그 숫자만큼을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교구 사제 대표로 축사를 한 김원택 신부는 “신학대 시절 교수로 재직하셨던 정 추기경님은 머리가 좋아 ‘천재 신부님’으로 통했다며 졸업할때 써주신 ‘현명한 바보’가 되라는 말씀을 평생의 과제로 안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추기경은 “청주교구 28년 사목기간 동안 슬기로운 바보로 생활했다”며 “김원택 신부님의 해석대로 현명한 바보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대표하는 것일 수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

평신도 대표인 정영근 라우렌시오 교구평협회장은 “정진석 추기경님은 온화한 미소와 쉬운 강론,구수한 교리해설을 통해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일깨워 주셨는데 8년만에 명강론을 들으니 행복하다”며 “앞으로는 침묵의 땅 북한에서도 복음을 전해 남북이 하나되는 그날이 올 수 있도록 기도로서 뒷받침하겠다”고 축복했다.

청주교구장을 맡는 동안 어머니 이복순씨를 곁에 모셨던 정 추기경은 지난 96년 이씨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유언대로 꽃동네 성모상 앞에 묘소를 마련하고 기일인 6월 6일마다 묘소를 찾아온 것으로 오웅진 신부는 전했다.

또 어머니의 유산을 정리해 충북 증평 초중리에 성당을 건립,본당 이름을 어머니 세례명인 성녀 루치아 성당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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