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북경기민요연구소 봉복남 원장

▲ 봉복남 원장

“얼마전까지만해도 가까운 증평에는 아리랑 고개라 불리는 데가 있었어요.흙이 황토와 마사토로 돼 있어서 웬만한 연장으로도 파지지가 않았는데 6·25동란 때는 방공호로도 이용됐지.그런데 그곳이 어떤 곳이냐면 춥고 배고프던 시절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던 아이들을 묻었던 곳이에요.통곡이 그칠 날 없어서 주민들이 ‘아리랑 고개’라고 부른 기억이 있어요.”

충북경기민요연구소 봉복남(56) 원장은 증평 아리랑 고개의 구전 민요를 발굴하며 지역의 역사문화적 특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청주와 증평,진천 등 소개되지 않은 지역의 구전민요를 발굴해 충북의 소리를 전국에 알리고 싶다는 그는 첫 발표회에서 ‘아리랑’을 주제로 창극을 선보인다.

올해 정년퇴임한 이창구 교수가 연출을 맡은 창극은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민요와 일과 놀이가 하나된 흥겨운 농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정의 우리 소리를 들려준다.

‘누구나 소리꾼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봉 원장에게 민요는 곧 삶의 부분이면서 지역색을 간직한 살아있는 역사이기도하다.

지난 1월 충북경기민요보존회를 창립하고 충북민요 발표회를 여는 것도 지역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실천의 한 방법이다.현재 충북경기민요연구소에는 봉 원장을 비롯한 60여명의 소리꾼들이 활동하고 있다.중요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보유자인 이은주 선생의 경기민요를 전수받은 봉 원장은 충북국악협회 대의원과 민요분과 부회장을 역임했다.

“열정만으로 무대를 올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고 있어요.충북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창극이어서 많은 부담도 있지만 우리 소리를 발굴 보존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을 계기로 민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합니다.”

매년 새로운 주제로 창극을 올릴 예정이라는 그는 증평·진천·괴산문화원에서 성인 대상 민요·장고강사로,증평·단양·청원지역 초등학교에서는 국악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한국음악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발팔괘 선생 추모기념 국악경연대회 민요부문 개인 최우수상과 민족문화예술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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