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감독 봉준호, 제작 청어람) 제작보고회가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영화와 관련해 국내에서 열린 첫 공식행사로 그동안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던 괴물 캐릭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로 300여 명에 이르는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제작사 청어람은 괴물의 모습 일부만을 공개됐다. 메이킹 필름과 스페셜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괴물은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 탓에 대략의 윤곽과 특징만을 볼 수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상세하게 괴물의 모습을 전한 보도자료에는 '한강의 어류ㆍ양서류ㆍ파충류 중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생물체로 크기는 버스만 하고 다리 한 쌍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기형다리 한 개, 뒷다리가 되려다 중단된 돌기, 길고 날렵한 꼬리, 마치 연꽃잎이 벌어지듯 다섯 갈래로 갈라지며 흉악하게 벌어지는 형태의 입을 가지고 있다'고 괴물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제작사는 이날 괴물 캐릭터에 대해 흡족해했다. 괴물 모습을 구축하는 데는 크리처(creature) 디자이너 장희철 씨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 '킹콩' 등의 컴퓨터 그래픽을 담당했던 웨타 워크숍(Weta Workshop)이, 특수효과에는 특수효과 전문회사 오퍼너지(Orphanage)가 각각 참여했다.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촬영이 100회 이상 진행되는 동안 괴물 모습과 관련해 시원하게 자료나 사진 등을 제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문을 연 뒤 "영화 '괴물'을 통해 한국 영화의 콤플렉스 중 하나인 테크놀로지 문제가 해결된 것 같다"면서 "영화가 개봉되면 그동안 상상만으로 기획됐던 영화들이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괴물'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ㆍ변희봉ㆍ박해일ㆍ배두나 등이 참석했다.

봉 감독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무사히 끝낸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뒀고,
주연배우들은 "거의 시도된 적이 없는 영화지만 감독에 대한 신뢰감으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입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괴물에게 물려가는 현서 아빠 박강두 역의 송강호는 "해보지 않았던 역할,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영화에 관심이 많다"면서 "조금 힘들었지만 새로운 표현이나 방식을 통해 대중에게 참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봉 감독의 연출작에 모두 출연하게 된 변희봉은 "봉 감독의 출연 제의를 받자 괴물에 대해서는 생각할 틈도 없었다"면서 "(출연 기회를 준 감독에게) 맹목적으로 고마웠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 백수건달로 분하는 박해일은 실존하는 않는 괴물을 상대로 연기했던 점을, 변희봉과 배두나는 하루종일 실제 하수도에서 촬영할 만큼 열악했던 촬영환경을 어려웠던 점으로 꼽았다.

주최 측은 이날 행사에서 '괴물'의 특수효과를 총괄했던 오퍼너지의 케빈 레퍼티와 전화 연결을 해 영화에 참여한 소감 등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Ⅰ'과 '쥬라기 공원' '맨 인 블랙2'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칸 국제영화제 공개 이후 추가 음악작업을 진행 중인 '괴물'은 내달 27일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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