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이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상대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스웨덴은 11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슈타디온에서 벌어진 2006독일월드컵 B조 조별리그 트리니다드 토바고와의 1차전에서 전.후반 90분 내내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으나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해 0-0으로 비겼다.

이에 따라 스웨덴은 남은 파라과이,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고 11번 도전끝에 처음 본선 무대를 밟은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월드컵 첫 경기에서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올렸다.

통산 11차례 본선에 진출해 4번이나 4강에 진출했던 스웨덴과 인구 110만명에 불과한 중남미의 소국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경기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처럼 일방적인 경기가 예상됐었다.

그러나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후반 초반 1명이 퇴장당해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골키퍼 샤카 히즐롭의 신들린 듯한 선방을 앞세워 스웨덴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막아내 귀중한 포인트를 올렸다.

유럽지역 예선 10경기에서 무려 30골을 몰아쳤던 스웨덴은 경기 초반부터 헨리크 라르손-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프레디에 융베리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3분만에 융베리가 중앙돌파를 시도하다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파울을 이끌어내자 라르손이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포문을 열었고, 15분께에는 이브라히모비치가 오버헤드킥으로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골문을 위협했다.

반면 스턴 존을 원톱으로 내세운 채 수비에만 치중하던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33분께 역습에 나선 칼로스 에드워즈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날려 스웨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전반전 일방적인 공세에도 득점에 실패한 스웨덴은 후반전 휘슬이 울리자 마자 크리스티안 빌헬름손이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수비수 에이버리 존의 결정적인 파울을 유도했다.

전반에도 한 차례 옐로우 카드를 받았던 존은 깊은 태클로 두번째 경고를 받아 이번 대회 첫 퇴장선수로 기록됐다.

존의 퇴장으로 11-10으로 유리한 상황을 맞은 스웨덴은 파상공격을 펼쳤으나 트리니다드의 철벽 수비를 끝내 뚫지 못했다.

오히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후반 13분 교체멤버인 코넬 글렌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을 치고 들어가 날린 강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와 `대어'를 낚을뻔 했던 기회를 놓쳤다.

전열을 가다듬은 스웨덴은 선수 2명을 공격수로 교체해 막판 총공세에 나섰지만 좀처럼 득점을 뽑지 못하고 베테랑 공격수 라르손은 종료 직전 상대 문전에서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슈팅수 18-6, 볼 점유율 60-40의 일방적인 경기속에도 스웨덴이 무승부를 기록하자 스탠드를 가득 메운 `바이킹의 후예'들은 아쉬운 한숨만 내쉬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강팀들의 고춧가루 역할을 하겠다"고 장담했던 레오 베인하키르 트리니다드 토바고 감독은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베스트팔렌슈타디온을 빠져나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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