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고지는 선점했다.

하지만 남은 두 판은 훨씬 더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축구가 13일 밤(이하 한국시간) '승리의 땅'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토고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둠으로써 52년을 기다려온 월드컵 원정 첫 승의 쾌거를 일궈냈다.

아드보카트호는 승점 3을 확보함으로써 2006독일월드컵축구 G조 수위에 올랐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프랑스-스위스전에서 두 팀이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득점없이 비겼기 때문이다.

첫 경기를 나란히 끝낸 G조의 순위는 한국이 1위, 프랑스와 스위스가 공동 2위, 토고가 최하위인 4위다.

한국의 첫 승은 일단 조 1위를 확보하게 만들어 기선제압 효과를 창출했다.

단 세 경기만 치르면 끝나는 조별리그에서 선제 1승의 의미는 특별하다. 하지만 반드시 상황이 유리하지만은 않다.

아드보카트호가 토고전에서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전반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채 첫 골을 내줬고 전술적 안정성 면에서 아직 미흡한 면을 많이 드러냈다.

반면 한국과 조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스위스는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했다. 아드보카트호로서는 '검은 대륙'의 복병 토고를 물리쳤지만 전체 판세에서는 예상만큼 좋은 시나리오를 받아들진 못한 셈이다.

한국으로서는 토고를 큰 스코어 차이로 잡고 프랑스가 스위스를 꺾어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그렇게 될 경우 2차전인 프랑스전에서 지더라도 마지막 스위스전에서 승부를 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무승부는 아드보카트호에 프랑스와 2차전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켰다.

G조 최약체로 꼽혀온 토고가 오토 피스터 감독의 사퇴와 번복 파동으로 여전히 내홍을 겪고 있어 남은 스위스, 프랑스와 2, 3차전에서 전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토고가 3전 전패를 한다면 한국이 1차전에서 올린 역전승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어차피 G조 16강 진출 구도는 한국과 프랑스, 스위스 세 팀의 싸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아드보카트호가 G조 최강 프랑스와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말할 것도 없겠지만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할 때 가능한 한 무승부를 기록하는 게 최상이다.

또 피스터 감독이 돌아온 토고가 2차전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조직력을 회복해 스위스를 잡거나 비겨준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아드보카트호로서는 토고를 배제해놓고 두 강호 프랑스, 스위스와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강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19일 오전 4시 라이프치히에서 프랑스와, 24일 오전 4시 하노버에서 스위스와 조별리그 2, 3차전을 남겨놓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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