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내암계곡 사방댐 건설로 환경 파괴

청주ㆍ청원 주민들의 젖줄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무심천 발원지가 중병을 앓으며 썩어가고 있다.

사방댐이 건설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의 취사가 극성거리는 것은 물론 계곡변에 자리잡은 수많은 공장들의 폐수까지 흘러 내리면서 청정의 계곡물이 오염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심천 발원지 ‘내암천’? = 청원군 가덕면 내암리 마을길을 따라 이어지는 내암리 계곡은 가덕면 한계리와 낭성면 머금이재 하천을 포함해 무심천 3대 발원지다.

특히 내암리 계곡물은 깊은 산속에서 마을 하류까지 수 킬로미터 연결되기 때문에 1급 청정수를 자랑하고 있다.

또 산, 계곡, 초지가 함께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자원 때문에 청주 인근에서 찾아 보기 힘든 어린이들의 생태교육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그만큼 1급수에서 자라는 다양한 어종과 동식물, 그리고 곤충 등 모든 생태계가 살아 숨쉬는 말그대로 생태계 보고다.

이때문에 이 계곡물은 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 돼 주민들의 먹을 물과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이 계곡에서는 자연환경을 훼손하여 생태계를 파괴하는 어떠한 행위는 물론 취사행위도 금지 돼 있다.

그런데 이 생태계의 보고에서 행정당국이 재해방지라는 목적으로 앞장서 사방댐을 건설하고 주민들에 의한 각종 취사행위가 오래전부터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방댐 건설 = 현재 내암천 계곡 중간 지점에 위치한 진로석수 공장 1킬로 위쪽에 사방댐이 건설되고 있다.

충북도가 폭우로 인한 하류쪽 내암리 마을과 농경지의 재해방지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80년대초 폭우로 이곳 농경지가 피해를 입은적이 있어 주민 요구로 시작하게 됐다”며 “친환경적으로 댐을 조성해 환경피해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수해 가능성이 매우 적은데다 농경지도 적어 생태계 보존의 가치가 훨씬 크고 중요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단체들은 공사 중단과 함께 계곡 일대를 생태보존지구의 지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충북도도 현재 이같은 여론이 일자 잠시 공사를 유보한 상태다.

▶청정수 오염 심각 = 청정계곡수로 알려지자 매년 이곳에서는 수많은 행락객들의 불법 취사행위가 극성이고 있다.

지난 17일 수원보호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된 이곳 계곡 일대에서는 생태연구소 ‘터’ 회원들이 120여명의 아이들에게 생태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50대 남녀 10여명이 계곡의 다리 밑에서 아이들과 뒤엉켜 취사를 하며 화투를 치는 모습이 목격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하류쪽 내암계곡 변에는 수많은 공장들과 기도원이 잇따라 들어서 계곡물의 오염 가능성을 한층 높여 주고 있다.

▶대책 = 이날 아이들에게 생태교육을 하던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은 사방공사 현장과 불법 취사행위를 보고 혀를 찼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사방댐 공사가 진행되면서 수량이 줄어들고 흙탕물마저 계속 내려오는데다 댐이 완성될 경우 수온마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1급수 수질이 위협받아 1급수에서 사는 물고기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2년전 상류쪽에 만든 사방댐 때문에 현재 이같은 생태계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예를 들었다.

이때문에 사방댐 건설을 현 상태에서 중단하기가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친환경적 건설이 필요하고 이 계곡일대를 생태보존지구로 지정, 관리해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

특히 이 기회에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이 무심천 수계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기구 신설 등의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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