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2명씩 퇴장당하는 혈투 속에 네덜란드를 제압하며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에게 8강 티켓과 월드컵 본선 11연승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3연승을 거두며 D조 1위를 차지한 포르투갈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뉘른베르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C조 2위 네덜란드와 2006 독일 월드컵축구대회 16강전에서 전반 23분 미드필더 마니시(29.첼시)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독일,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에 이어 대회 4번째로 8강에 올라 7월1일 밤 12시 겔젠키르헨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4강 티켓을 다투게 됐다.

브라질 출신 스콜라리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서 7연승으로 우승컵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 대회 4경기까지 월드컵 본선에서만 11연승을 맛보며 대기록을 이어갔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2월9일 더블린에서 열린 아일랜드와 친선경기에서 0-1로 패한 이후 18경기 연속 무패행진(15승3무)을 계속했다.

포르투갈은 네덜란드와 역대 전적에서도 6승3무1패를 거둬, 다시 한번 '천적'임을 과시했다. 네덜란드는 1991년 10월16일 로테르담에서 열린 1992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에서 1-0으로 이긴 뒤 15년 동안 포르투갈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포르투갈 2명, 네덜란드 1명이 퇴장 당하고 후반 인저리타임은 6분이나 주어졌을 만큼 격한 한판이었다.

네덜란드는 이날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간판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를 빼고 다르크 카윗을 선발 출전시키는 승부를 띄웠다.

포문은 네덜란드가 열었다. 전반 2분 마르크 판 보멀이 아크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슛이 골대를 살짝 빗겨난 데 이어 1분 뒤 아르옌 로번의 슈팅으로 터지며 포르투갈을 위협했다. 전반 5분에는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 프리킥, 14분에는 로빈 판 페르시의 슈팅이 거푸 터져 나왔다.

하지만 먼저 골문을 연 쪽은 전반 23분 포르투갈이었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데쿠가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이를 잡은 파울레타가 쇄도하는 마니시에게 연결했다. 마니시는 공을 잡고 한번 치고 들어가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 그물을 출렁였다.

스콜라리 감독은 전반 8분 상대 수비수 칼리트 불라루즈의 반칙으로 부상을 당한 호날두가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 어려워지자 전반 33분 시망 사브로자를 교체 투입시켰다.

포르투갈에 위기가 찾아 왔다. 인저리타임이 적용되던 전반 46분 미드필더 코스티냐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다.

후반 시작하며 스콜라리 감독은 공격수 파울레타를 빼고 미드필더 프티를 투입시키며 수비를 강화했다.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맹공을 퍼부은 네덜란드는 후반 4분 필립 코퀴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겹쳤다. 후반 6분 보멀의 중거리슛은 포르투갈 골키퍼 히카르두가 가까스로 쳐냈다. 13분 스네이더르의 중거리 슛도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이후 경기는 걷잡을 수 없이 격해졌다. 거친 몸싸움과 태클로 경고가 속출했다.

한 차례 경고가 있던 네덜란드 수비수 칼리트 불라루즈가 후반 18분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루이스 피구를 팔꿈치로 가격하며 또다시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이후 양팀 선수들의 감정 싸움이 더욱 심해져 줄줄이 경고가 이어졌고, 후반 33분 데쿠가 또다시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아들어 포르투갈은 9명이 싸우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시간에 쫓긴 네덜란드는 후반 35분 포르투갈의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고 중앙으로 침투한 카윗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을 맞았으나 각을 좁히고 나온 히카르두의 선방에 다시 걸렸다.

후반 인저리타임에는 네덜란드 판 브롱크호르스트마저 퇴장당하는 최악의 경기가 이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난투 끝에 승리를 지켜낸 포르투갈의 벤치는 스콜라리 감독을 얼싸안고 8강행의 기쁨을 만끽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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