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김용은 / 원불교충북교구 사무국장

근심이 어디에서 오는가 첫째가 죽음에 대한 근심이고 둘은 자식에 대한 근심이고, 셋은 제물에 대한 근심이이겠지요. 이 밖에도 많은 근심과 걱정으로, 없으면 만들고 있으면 없애려고 근심합니다.

원불교 초장 당시 익산 총부를 처음 건설한 후 가난한 교단생활의 첫 생계로 한 동안 엿 만드는 업을 경영한 바 있었더니, 대종사 항상 여러 제자에게 이르시기를

'지금 세상은 인심이 고르지 못하니 대문 단속과 물품 간수를 철저히 하여 도난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만일 도난을 당하게 된다면 우리의 물품을 손실할 뿐만 아니라 또한 남에게 죄를 짓게 해 줌이 되나니 주의할 바이니라.’ 하시고, 친히 자물쇠까지 챙겨 주시었으나 제자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관계로 미처 모든 단속을 철저히 하지 못하다가, 어느 날 밤에 엿과 엿 목판을 다 잃어버린지라, 제자들이 황공하고 근심됨을 이기지 못하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근심하지 말라. 어제 밤에 다녀간 사람이 그대들에게는 큰 선생이니, 그대들이 나를 제일 존중한 스승으로 믿고 있으나, 일전에 내가 말한 것만으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이제부터는 내가 말하지 아니하여도 크게 주의를 할 것이니, 어제 밤 약간의 물품 손실은 그 선생을 대접한 학비로 알라.'

제가 부산에서 교당 근무시절 이었습니다.

한 중년부인이 예지원(한글학교)을 찾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예지원 직원이 없어 저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근심되고 부끄러워하면서 조심스럽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참으로 귀티나는 부인이었는데 마산에서 오신 분이랍니다.

그리고 우체국장님 사모님이라는 것이고, 그때 전국방송으로 부산예지원이 한창 알려지고 해서 마산에서 멀리 부산 이곳까지 한글을 배우려 왔다합니다. 그 부인의 근심 걱정은 관공서 일이나 은행, 또는 차를 탈 때의 걱정근심이었습니다. 이밖에도 얼마나 답답한 일이 많았겠습니까?

애들을 키우고 남편하고 함께 출타 할 때도 늘 근심의 연속이었답니다. 그래서 가끔 방송국에서 취재를 와도 피하곤 하는데 1년 2년의 과정을 받고 완전하게 글을 깨치고 거리의 간판과 버스의 표지판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2년 후 졸업식에 졸업생 대표로 감상담을 하는데 너무나 감격적이고 그때는 가족 몰래 다니다가 1년 후에는 자식들과 남편도 알아서 후원했는데 꽃다발을 안고 자녀들이 왔는데 너무나 흐뭇한 표정이었습니다.

8남매의 큰딸로 배움의 기회를 놓인 이 부인은 더욱 열심히 고급과정을 이수하는 것을 보고 글 하나도 모르면 온통 걱정이고 근심인데, 이 근심을 푸는데 30여년을 보냈습니다.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 운전연습을 하는데 남편이랑 연습하며 부부싸움을 한답니다. 여기서 남편이 온갖 잔소리에 심하면 뛰쳐나온다고 합니다.

언젠가 제가 그런 여교도님을 상담했는데 교무님이 운전 연습시켜주면 참 편안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르치면 감사의 마음을 남편이 가르치면 시비가 붙을까를 잘 생각해보세요.

남편은 간섭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교무님은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렇지요. 칼을 무기로도 사용하고, 같은 부위를 찌르더라도 병원 수술실에서는 치료용도 되고 하지요 나쁘고 좋고 한 칼이 없습니다.

화장실 배설물도 그 자체가 더럽고 깨끗한 것이 아니라 방에 있으면 더러운 오물이지만 밭에서는 훌륭한 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빨래를 할때 인도에서는 빨래를 들고 비누를 푼물에 담궈 있다가 바위에 내려 치면서 합니다. 우리나라는 방망이로 두드려 합니다. 오늘날은 세탁기가 하지만요. 빨래의 방법이 본래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된장찌개는 우리나라 사람은 참 구수하고 맛있지만 외국인은 그냥 냄새나는 한 음식일 뿐입니다.

편안함은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편안한 사람은 어떤 옷을 입더라도 부끄러워 하지 않고 거친음식에도 잘 먹으며 자리를 옮겨 다른집에 자더라도 잠을 잘 자며 그보다 더 편안한 사람은 고난과 근심이 찾아와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일 것입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