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까지 교황청에 재판서류 제출

오는 15일 예비심사 관계자 회의가 열리는 등 증거가 최양업 신부 시복재판이 본 궤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최 신부에 대한 자발적 현양이 필요해지면서 지역 가톨릭 신자들의 관심과 기도가 요청되고 있다.

30일 천주교 청주교구(교구장 장봉훈 주교)에 따르면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오는 2008년 초반까지 시복재판 문서작업을 마무리한 후 교황청 시성성에 관련 재판 서류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복은 생전이 탁월한 신앙모범을 본받고 이를 여러 사람이 공경할 수 있도록 ‘복자’(福者) 반열에 올리는 가톨릭 의식을 말한다. 교황령 규정은 복자의 단계를 거쳐야 ‘성인’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주교특별위원회는 오는 2010년 안에 최 신부와 순교자 124위의 시복을 실현한다는 목표아래 오는 15일 첫 단계인 예비심사를 개최, 재판문서를 최종 검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일정에 따라 시복시성특위는 시복대상자들에 대한 관심과 현양을 위해 ‘시복시성기도문’을 제작, 전국에 40만부를 배포했다.

또 최 신부와 직접적인 연고가 있는 청주와 원주교구는 시복시성특위와 별도로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 기도문’을 자체적으로 제작, 교구민들에게 배부했다.

앞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도 지난 해부터 ‘매일미사’ 저녁기도에 시복시성 기도문을 삽입, 신자들의 기도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상층부의 이같은 움직임과 달리, 시복 대상자들에 대한 지역 가릭 신자들의 관심은 매우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구 관계자는 “대부분 본당들이 이 기도문을 정해진 시간에 공적으로 바치는 일은 드물고, 기도문에 있는 ‘순교자 성월’ 기도문을 형식적으로 바칠 뿐 정작 필요한 ‘시복시성기도’는 외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신부는 “시복시성의 목적은 이미 천상 영광을 받은 순교자들에게 또 다른 지상의 영예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고 있는 신앙인들이 순교자들의 신앙적 모범을 본받는데 있다”고 밝혔다.

최양업 신부는 누구

충남 청양에서 출생했으나 생전의 사목활동은 제천 진천 등 주로 충북에서 많이 했다. 1836년 프랑스 신부 모방에게 발탁되어 마카오에 건너가 신학교를 졸업, 부제(副祭)가 되었다.

이후 1849년 상하이에서 마레스카 주교의 집전으로 서품을 받고 조선 천주교사상 두 번째 신부가 됐다. 같은해 귀국하여 제천 가톨릭 신학교에서 교편을 잡는 한편 12년간 충북과 영남을 오가며 전교생활을 했다.

특히 하루 수백리를 걷는 전교 활동과 함께 교리번역과 국내의 가톨릭교 사료 수집에도 크게 공헌, 국내 가톨릭에서는 그를 ‘땀의 증거자’로 부르고 있다. 청주교구는 그의 이같은 사목활동을 기념, 양업고등학교를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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