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하우스-미국으로 간 ‘시월애’

2006년 겨울 아침, 호수 위의 집에 살던 의사 케이트 포레스터(산드라 블록)는 시카고의 병원 생활을 위해 집을 떠나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다음 세입자에게 자기 앞으로 오는 우편물을 챙겨달라는 것과 현관 앞의 강아지 발자국은 이사오기 전부터 있었다는 설명을 적어 우편함에 넣는다.

뒤 이어 호수 위의 집으로 오게 된 건축가 알렉스 와일러(키아누 리브스)는 케이트의 편지와는 달리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잡풀이 무성하고 강아지의 발자국이란 어디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당황한다. 그러나 며칠 후, 페인트 칠을 하고 있을 때 집 잃은 강아지가 현관을 밟고 지나가 그 자리에 발자국이 남자 알렉스는 우편함으로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케이트가 2004년 자신과 2년이나 떨어진 시간에 있음을 알게 된다. 어느새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된 그들은 다른 시간의 차이를 극복해보기로 하는데...

한국의 ‘시월애’가 6년 만에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최초의 한국 영화다.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 감독을 맡고 키애누 리브스와 샌드라 불럭이 ‘스피드’이후 12년만에 멜로영화에서 재회했다.

▶일본 침몰-일본 대재앙이 현실로

영화 도입부 일본 스루가 만에서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대지진이 발생한다. 이어 도쿄, 규슈 등 일본 전 지역으로 지진이 확산된다.

미국 지질학회는 일본 열도의 지각 아래에 있는 태평양 플레이트가 상부맨틀과 하부맨틀의 경계면으로 밀려들어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일본열도는 40년 안에 침몰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일본 지구과학자 다도코로 유스케(도요카와 에쓰시)는 독자적으로 조사를 실시, 미국 연구 조사 결과보다 빠른 338일 후 일본이 침몰할 것이라는 결과를 얻는다.

그러자 정치권 각료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해외로 도망간다.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도 비행기와 배로 일본을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벌인다.

와중에 다도코로는 일본 열도를 구할 수 있는 묘안을 짜낸다. 일본 열도와 플레이트 사이에 핵폭탄 이상의 위력을 가진 'N2' 폭약을 투하해 열도와 플레이트를 분리시킨다는 것. 하지만 1차 시도에서 대원과 함께 'N2'폭약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에 잠수정 파일럿 오노데라 도시오(구사나기 쓰요시)가 총대를 맨다. 구형 잠수정을 타고 심해로 들어갈 것을 결심한다.

▶천하장사 마돈나-여자가 되고픈 뚱보소년

고등학교 1학년생인 오동구(류덕환)는 몸무게 83㎏, 발 사이즈 280㎜, 머리 둘레 62㎝ 등의 신체조건을 가진 뚱보. 그렇지만 그는 육중한 몸매와는 달리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장래희망 역시 수술을 받아 '진짜'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어릴 적 TV에서 보고 반해버린 할리우드 스타 마돈나처럼 완벽한 여성으로 변신해 짝사랑하는 일어선생님(초난강) 앞에 당당하게 서고 싶어 한다.

여자가 되려면 수술비가 필요하고 가진 거라곤 엄청나게 센 힘 하나밖에 없는 동구는 막노동을 통해 차곡차곡 돈을 모은다. 그런데 아직도 500만원이 부족하다. 그런 와중에 알게 된 사실은 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면 장학금으로 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는 남학생들과 웃통을 벗고 맨살을 부대껴야 하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씨름부행을 결심한다.

▶해변의 여인-하룻밤의 로맨스

황사가 낀 서해안 바닷가. 세 남녀가 서 있다. 창욱(김태우)은 문숙(고현정)을 '애인'이라 생각하고 동행했지만 문숙은 그를 '친구'라 부른다. 문숙에게 흑심을 품은 또 한명의 남자 중래(김승우)는 이들의 옥신각신을 대단히 기분 좋게 바라보고 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세 남녀. 머릿속 생각은 전혀 딴판이다. 재미있는 것은 숨기려 해도 스멀스멀 속내가 드러난다는 것. 하늘은 흐렸지만 보이지 않는 햇빛으로 인해 눈살을 시종 찌푸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생활의 발견'의 예지원처럼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 다음에야 표정을 어찌 숨길 수 있으랴.

이번에도 역시 하룻밤의 로맨스가 관건이다. 홍상수 감독은 '극장전' '생활의 발견' 등에서 '탐구'했던 일회성 로맨스에 또다시 도전했다. 즉흥적이고 우연한 만남이 알코올과 결합하면서 섹스로 연결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어김없이 태도가 바뀐다. 둘 중 누군가는 말이다. 전작 '극장전'에서는 의외로 여자가 가차없이 돌아서지만, '해변의 여인들'은 다르다. 문숙과 선희(송선미)는 남자의 돌변에, 배신에 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