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자 중부매일 독자 투고란을 읽고-

성재현 /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

지난 9월 12일(화) 독자마당에 게재된 '왕실문화재 국립고궁박물관서 관리해야' 라는 기사에 대하여 문화재를 직접 다루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조선왕조 600년간 만들어진 모든 왕실의 문화재를 한 곳에 모아 보관한다는 것은 안전관리상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다. 예컨대 우리 문화재의 70% 정도가 불교 문화재인데 이를 모두 사찰로 돌릴 수는 없으며, 과거 조선왕조실록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전국 네 곳의 사고(史庫)에 분산 보관한 사실에서 문화재 보존에 대한 조상의 슬기를 엿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왕실문화재를 한 곳에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보관·관리 대책을 수립하며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왕실문화재를 소장한 기관이나 개인이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보존관리·조사연구·전시 등 활용에 상호 협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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