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현진스님 / 관음사 주지

赴焚修호되 須早暮勤行하야 自責懈怠하며 知衆行次하야 不得雜亂하며 讚唄祝願호되 須誦文觀義언정 不得但隨音聲하고 不得韻曲不調하며 瞻敬尊顔호되 不得攀緣異境이어다.

예불을 할 적에는 조석으로 부지런히 할 것이요,게으름을 스스로 꾸짖을 것이며 대중이 의식을 행할 때는 차례를 잘 알아서 문란하지 않게 할지어다.범패하고 축원할 때는 모름지기 글을 외우고 뜻을 생각할 것이며 음성만을 따라해서는 안되며,소리와 곡조를 고르지 않게 해서도 안 되는 것이니라.부처님의 거룩한 얼굴을 우러러 공경할 뿐 이상한 경계에 매달리지 말지니라.

예불하는 자세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부분수(赴焚修)라는 말은 향을 사르고 수행하는 일을 말하므로 예불을 의미합니다. 법당에 가면 향을 피우게 됩니다. 다 알겠지만 향은, 주위를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향의 정신은 다섯 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계향(戒香)입니다. 바른 생활을 하라는 가르침이 스며 있습니다. 둘째는 정향(定香)입니다. 맑은 정신을 가지게 하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셋째는 혜향(慧香)입니다. 지혜로운 삶을 살게 하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넷째는 해탈향(解脫香)입니다.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다섯째는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입니다. 깨달음의 향기를 다함께 나누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를 오분향(五分香)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의미의 향을 피울 때는 한 개피만 올리면 됩니다. 일주향(一柱香)이라는 말처럼 한 개의 향이 온 국토를 청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전에 향을 피울 때는 반드시 하나만 올리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불을 할 때 향로에 향이 피워져 있으면 조용히 예를 올리면 됩니다.

다음으로는 예불 올리는 시간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스스로를 꾸짖으며 게으르지 말라는 내용으로 보아서, 예불 시간이 이른 새벽과 저녁 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석예불이라고 말합니다.

조석예불은 공양, 울력과 함께 대중생활의 3대 기본 수행에 해당됩니다. 사실 이 3가지는 쉬운 것 같지만 참 힘이 드는 수행입니다. 그래서 삼시(三時)예불과 공양만 잘 하면 훌륭한 수행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知衆行次하야 不得雜亂한다는 이 말은, 나가고 들어오는 차례를 잘 알아서 질서를 어지럽히지 말라는 뜻입니다. 법당에 들어가는 순서가 있다는 말입니다. 법당에 들어올 때는 각자의 자리가 정해지는 데 불전에 가까울수록 낮은 자리 입니다. 어른 스님은 뒷자리에 앉습니다. 참고로, 법당의 가운데 문은 어간(御間)이라고 해서 어른 스님들만 출입하는 곳이지요. 법당에 들어올 때는 낮은 스님 순이지만, 나갈 때는 어른 스님 순으로 그 반대입니다. 이러한 행렬을 안행(雁行)이라고 말합니다.

이번에는 염불하는 태도와 자세에 대해 말하는 내용입니다. 讚唄祝願이라는 말은, 염불을 외울 때를 말합니다. 부처님의 공덕을 마음속으로 깊이 믿어 범패로 찬탄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축원은 생일, 사업, 학업, 망인 등을 위한 발원이 있습니다.

須誦文觀義라는 말은 글을 소리내어 읽고 거기에 따른 의미를 세밀하게 관찰한다는 뜻입니다. 염불을 하는 이는 오직 정성 하나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지극한 정성을 다해 경문 하나 하나를 읽으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래서 不得但隨音聲하고 不得韻曲不調하라고 조언합니다. 즉, 소리만 내어서는 안되며 또한 소리와 곡조를 고르게 해야 한다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얼굴만 쳐다 보라’는 내용입니다. 예불을 할 때는 부처님 얼굴만 쳐다보면서 거룩한 상호를 생각하고 우러러 보아야 합니다. 다른 경계에 이끌리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예불을 올리다보면 엉뚱한 생각을 하거나 주위의 일에 신경 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 생각이나 행동을 하지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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