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현진스님 / 관음사 주지

須知自身罪障이 猶如山海야야 須知理懺事懺으로 可以消除하며,

자신의 죄 업장이 마치 산과 바다와 같은 줄 알아서 마음으로 뉘우치고 몸으로 참회하여야 가히 소멸할 수 있는 줄을 알아야 하며,

예불하는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우선 참회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은 죄업은 많습니다.설사 지금까지 짓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생에 지은 죄업도 있을 것입니다. 이 죄업을 소멸하는 방법은 오직 참회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눌스님은,몸과 마음으로 참회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참회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참회의 懺은 범어 ‘크사먀(ksama)’의 음역입니다.크사먀는 ‘용서를 빈다’ ‘뉘우친다’의 뜻을 가진 말로서,오늘날까지 인도에서는 미안하다는 말을 ‘크사미아탐=내가 범한 죄를 참고 견디어 달라’고 한다고 하니까 참회에 담긴 의미를 어느 정도는 짐작하리라 믿습니다.

불교에는 여러 가지 참회법이 있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이참법(理懺法)과 사참법(事懺法)입니다. 우리의 업은 몸과 입과 뜻으로 짓습니다. 그래서 신·구·의를 삼업(三業)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삼업 가운데 의(意), 즉 이치로 참회하는 것을 이참이라고 하고, 신(身)과 구(口)로 참회하는 것을 사참이라고 합니다. 죄라는 것은 오직 중생의 번뇌망상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자성이 없는 죄가 번뇌망상의 마음으로부터 일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마음이 없어지면 죄 또한 없어지는 것입니다. 죄가 없어지고 번뇌망상이 없어지면 이참, 즉 진짜 참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림자를 없애려면 그늘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상대적인 개념이나 분별을 넘어야 한다는 뜻인데 저도 설명이 참 어렵습니다. 선으로 동그라미를 그어 놓고 이 선을 넘지 말고 선 안에 들어가라고 하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방법은 단 한가지, 그 선을 지워버리면 됩니다! 그렇습니다. 분별과 경계를 없애버리면 안과 밖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 도리가 바로 죄와 마음이 공(空)해 지는 이치인 것입니다.

이 참회법은 마음으로 하면 된다고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참, 즉 몸으로 참회를 하는 것입니다. 108배를 올리고, 3000배를 하는 것도 다 이러한 참회의 범위에 해당합니다. 기도하는 것도 마찬가지. 또 대중을 기쁘게 하고 정성껏 청소하고 설거지하면서 대중을 뒷바라지 하는 것도 사참입니다.

이참이나 사참을 통해 죄업을 싹 씻어내는 일을 소제(消除)라고 한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이 청정해 질 것입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