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미 / 충북여성단체협의회 사무국장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런 마음으로 지켜 볼 수밖에 없었던 북한핵문제가 9일 북한의 핵 실험 성공 발표로 온 국민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전 세계가 초긴장상태에 돌입했다.

사실 우리들은 그동안 각자 자기 위치에서 나름의 통일준비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부적인 갈등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포용과 이해를 우선해왔고 고령화와 저출산, 청년 실업률 증가 등 내부적으로 해결해야할 사회적 난제들이 힘에 겨운 마당에도 금강산 관광이나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원만한 관계개선과 평화유지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우리 충북여성단체협의회는 여성계의 일원으로 수해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도.시.군의 여성단체협의회가 얼마 되지는 않지만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북한 수해지역 쌀 보내기 운동에 적극 동참한지 얼마 되지 않은 터 여서일까? 이번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어떤 전쟁이든 전쟁의 참화 속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여성과 아동일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평화협력의 분위기가 정착하지 못한 채, 인류를 위협하는 핵실험이 강행되고 지역간, 종교 및 문화 간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무력분쟁과 충돌, 소수민족과 종족에 대한 말살이 자행되는 가운데 수많은 여성과 아동들의 인권이 무참히 유린당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전쟁 방지와 정의, 자유, 비폭력 등 평화적 가치를 구축하기 위해 풀뿌리, 국가적, 지역적, 국제적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으로 낙인 되어 국제사회의 지탄대상이 되어온 북한을 남다른 눈으로 바라보아야하는 우리의 시선 끝에는 언제나 간절한 소원 평화통일이 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6·25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할 만큼 우리 삶의 기반을 위태롭게 만드는 중대 사건이며 그 행위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우리사회의 대응은 더욱 실망스럽다.

좌/우를 나누어 무조건적인 상대비난과 책임전가, 설마 하는 무관심 또는 ‘오히려 잘 했다’ ‘대단하다’는 냉소적인 동조만이 가득하다. 우리의 반쪽 북한이 어떻게 하면 대립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전쟁의 위기감 없는 살기 좋고 평화로운 이 땅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지 우리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한 책임감으로 힘을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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