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대 총무처장 김경천 스님

‘거룩한 향내음이 있습니다/따뜻한 정성이 있습니다/잘난 척하지 않습니다/고운 마음이 있지요/강한 자에게는 강하게/약한 자에게는 유연하게 대하여 줍니다…’

지난 5월10일 아침 대전 광수사 선방에서 붓글씨를 쓰고 나서 지은 ‘묵향’이라는 작품이다.

금강대 총무처장과 대전 광수사 부주지, 대전 보문산 삼문사 주지를 맡고 있는 대한불교 천태종 김경천 스님이 바쁜 일상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운문체로 적어 〈묵향〉〈바랑속에 풍경소리〉라는 2권의 책을 펴냈다.

스님은 지난 2001년 이미 ‘소백에 흐르는 달’ 1권 〈중으로 살면서〉,2권〈물따라 바람따라〉를 펴냈다.

‘소백에 흐르는 달’이 수행과정에서 느껴온 과정을 담담하게 적은 산문이라면 이번 책들은 참선, 종무, 여행, 등산, 사색에서 떠오른 생각들을 물흐르듯 풀어놓은 시다.

특히 〈바랑소리 풍경소리〉에 ‘거룩한 진리 화토’라는 글은 스님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화투에 대해 50쪽 분량으로 불교적 해석을 내려놓아 독자들의 눈길을 끈다.

16세기 네덜란드상인을 통해 일본에 들어온 카루타가 변형된 것으로 알려진 화투에 대해 스님은 우리의 놀이문화라고 주장한다.

즉 화투(花投) 또는 화투(花鬪)는 잘못된 것으로 화토(華土)가 맞다고 강조한다.

불가에서는 삼국시대 화엄경전을 중심으로 세상진리를 통달한 스님이 만들어 화토놀이를 화엄법회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선인들이나 큰스님들은 선문답을 주고 받으면서 세상의 진리를 12달에 12연기법의 내용을 화폭으로 48장 미타인행 48원(아미타 부처님이 보살인행 때에 닦은 마흔 여덟가지)에 담아놓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스님은 화투를 일본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이나 글은 일본식으로 꾸며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화토(화투)에 대해서만 책을 발간하겠다는 생각이다.

천태종 2대 종정 대충대종사님을 은사로 출가득도한 스님은 동국대 행정대학원과 종립금강불교대학을 졸업했고 종단 총무국장을 비롯해 ▶충주 삼충사 ▶제주 문강사 ▶서울 명락사 ▶구리 금성사 ▶서울 삼룡사 주지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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