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그리는 영화는 아동 혹은 가족영화가 부실한 한국 영화계에서 분명 개척해야 할 분야다. 수요가 있음에도 공급은 그동안 외국에 의지해왔기 때문이다.

개와 인간의 우정을 그린 '마음이…'는 올 여름 선보인 말과 인간의 우정을 그린 '각설탕'과 함께 살아 있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그들이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랑을 쉽고 말랑말랑하게 전달하고 있다. 점점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이제 이 같은 가치는 일부러 들춰내고 조명해야 하는 그 무엇이 됐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존재의 가치를 갖는다.

11살 찬이와 6살 소이는 고아나 다름없다. 아빠는 하늘나라에, 엄마는 소식을 끊은 채 다른 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찬이는 소이의 생일 선물로 강아지 한 마리를 훔쳐오고, 소이는 '마음이'라 이름 붙인다. 서로 마음을 나누며 1년여를 보낸 셋은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소이가 세상을 뜨면서 불행에 빠진다. 찬이는 소이의 죽음을 마음이 탓으로 돌리고 엄마를 찾아 집을 떠난다.

2002년 '집으로…'로 스타덤에 오른 유승호(13ㆍ인천계양중 1학년)가 찬이를 맡아 올해 다섯살인 개 '달이'와 호흡을 맞췄다. 일찍부터 사람처럼 말을 알아듣는 재능을 보인 달이는 미국에 인명구조견으로 갈 준비를 하던 중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이 둘의 연기는 모자람 없이 화면을 채우고, 둘 사이의 호흡 역시 자연스럽다. 여기에 CF계의 꼬마 스타 김향기(6)가 소이 역을 맡아 깜찍한 모습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렇듯 세 배우는 모두 자기의 몫을 충실히 해냈다. 이 영화가 타깃으로 삼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마음이…'는 이런 부류의 영화가 걸어가는 전형성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점에서 새롭지는 않다. 또 어차피 그런 길을 택했다면 더욱 깔끔하고 정갈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집을 나온 찬이가 겪는 밑바닥 생활 묘사에서는 의도하는 바는 알겠으나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투박한 느낌이 드는데, 그것은 그대로 맛이 되지 못하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신생영화사 화인웍스와 SBS프로덕션이 공동제작했다.

26일 개봉, 전체관람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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