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 채택

한국 개신교계가 120여년만에 새로 번역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내년부터 전교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번역문은 원문에 충실하면서 현대적 문어체를 대폭 인용, 지금의 신세대에게 보다 친근감있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총회장을 역임한 청주 동산교회 최병곤 목사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의 장자격인 예장통합 측은 최근 열린 제 91회 총회에서 새롭게 번역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채택했다.

이에따라 이번 새번역 기도문은 교단산하 전국 노회의 추인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 교회 기도문으로 범교단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 목사는 “여러 교단중 예장통합측이 교회일치와 복음화 운동의 일환으로 3년전 이 문제를 처음 제기했다”며 “다른 교단도 이의 필요성을 인정, 예장합동 기장 감리 성결 등 국내 개신교계가 범교단적으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각 교단은 번역작업에 앞서 주기도문의 경우 ▶성경 마태복음 본문의 주기도문을 번역 대상으로 하고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하되 현대 문어체의 정중한 표현으로 한다 등의 원칙을 세웠었다.

사도신경은 ▶750년 공인된 원문을 기본으로 하고 ▶원문에 충실하되 항목별 개별성을 존중하며 ▶신학적 검증도 함께 한다 등의 원칙을 세웠었다. 다음은 예장통합측이 밝힌 주기도문 번역해설 내용이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호격인 ‘아버지여’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아버지와 친밀감을 나타내기 위해 ‘여’를 붙이지 않았다. 우리말 어법인 호격 ‘∼여’ 또는 ‘∼아’는 낮춤의 대상에 사용되기 때문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번역했다.

☞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당신의’로 번역해야 원문에 맞지만 하나님을 ‘당신’이라고 부를 경우, 우리말 정서상 적절하지 않아 2인칭 대명사 ‘아버지의’로 대치해 번역했다.

☞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나라이 임하옵시고’를 현대어법에 맞게 번역했다. 주기도문 초두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기도 대상으로 불러놓고 그에 대해 기원하는 내용이므로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로 번역했다.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헬라어 원문에 동사 ‘이뤄지게 하소서’가 한 번 나타나고 또 같은 말을 두 번 번역할 필요가 없어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번역했다.

☞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오늘’은 ‘하루’를 뜻하며 예수님은 매일 매일의 양식을 구하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오늘’이라고 번역했다. ‘빵’은 별식이 아닌 주식이어서 ‘양식’으로 번역했다.

☞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시험’ 대신 ‘유혹’이라는 단어로 번역할 수 있지만 넓은 의미를 가진 ‘시험’으로 번역했고 ‘우리’가 목적격으로 사용돼 있어 ‘우리를’로 번역했고 ‘시험’과 ‘악’이 연결돼 있어 넓은 의미로 ‘악’이라고 번역했다.

☞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권세’보다는 ‘권능’이 헬라어에 더 적합한 단어이고 또 ‘영원히 당신의 것입니다’는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라고 정중한 표현으로 번역했다.

<주기도문>

-개정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개정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1)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2)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사도신경>

-개정전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장사한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성령을 믿사오며,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개정후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으며,
하늘에 오르시어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거기로부터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십니다.
나는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와
죄를 용서 받는 것과
몸의 부활과
영생을 믿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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