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원대 떨어진 이후도 내림세 지속

원·달러 환율이 920원대로 떨어진 이후로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환율이 연내 900원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원화가 대외변수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추가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 환율 연저점 위협 =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한때 926.50원까지 떨어지며 종가 기준으로 연저점인 5월8일의 927.90원을 밑돌며 지난 97년 10월23일 921.00원 이후 9년1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거래일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달말 920원대로 떨어진 이후로도좀처럼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주말 한때 114엔대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 미 금리인하 전망…달러화 약세 심화 =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달러화가 세계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중순 120엔대 안착에 실패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있고 달러·유로 환율은 1.33달러선까지 상승하며 2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화는 미국이 경제 둔화를 막기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자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내년 3월쯤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과 유로권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투자자금의 미국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외환보유액 1조달러를 넘어선 중국이 통화 다변화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데다 위안화 가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도 원화 등 아시아 통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연말까지 하락세…900원대는 유지할 듯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업체들이 내년초 환율 급락 가능성에 대비해 수출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져 시장에 공급되는 달러화 매물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1천10원대를 유지한 채 거래를 끝냈던 환율은 올초 기업들의 달러 투매 등 영향으로 한달만에 50원 가량 폭락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원화 강세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엔화가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됐으나 원화는 달러화 약세 요인을 수개월에 걸쳐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강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가 줄어들기 시작한 점도 환율 급락을 막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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