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변재용 / 청주성모병원 정형외과장

45세 이씨는 주말마다 테니스 동우회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테니스을 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몇년전부터 오른쪽 손목의 통증이 조금씩 있어 운동 후에 파스를 붙이기도 하고,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특별한 뼈의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과 함께 약을 복용하였으나 그때 뿐이었다. 최근에는 운동 중에도 통증이 있어 본원을 방문하여 MR-관절조영술 검사를 시행하여 삼각섬유연골이 손상되었다는 진단을 받고 관절경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

손목 관절의 특징은 우리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진 관절로 무려 8개의 뼈가 자리잡고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은 뼈들은 모양이 각기 다르지만 마치 모자이크처럼 정교하게 맞아 있으면서 각각의 뼈를 인대가 연결하고 있다. 또한 손목의 새끼손가락 쪽으로 삼각섬유연골이란 물렁뼈가 있어 무릎의 연골판과 같은 기능(충격 흡수, 힘의 전달, 안정성에 기여)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복잡한 관절이지만 그동안 다른 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반인에게 관심이 적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손목을 다치거나 이상이 발생하여도 당장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손목은 다리 관절과는 달리 체중을 떠받치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힘든 노동이나 무리한 운동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까지는 견디면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팔꿈치나 어깨처럼 운동범위가 적어지면 금방 불편을 느끼는 관절에 비해 손목관절은 그리 많이 움직이지 않고도 웬만한 기능은 가능하다. 관절의 손상이 심각하게 진행된 다음에야 병원을 찾아와서 진찰을 받는 환자들이 많고 또 이미 관절의 상태가 많이 나빠져서 치료가 쉽지 않다는 말을 듣고는 '그동안 사용하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는데' 라면서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환자들을 자주 경험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각섬유연골(triangular fibrocartilage)은 손목의 새끼 손가락쪽으로 손목뼈와 팔뼈 사이에 빈 공간이 보이게 되는데 이 부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 연골의 손상은 크게 외상성과 퇴행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외상의 의해 삼각 섬유 연골이 손상은 일반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외상이나 운동 중 반복되는 충격에 의해 생길 수 있다.

또한 엑스레이로 알 수 없는 등 진단이 어려워, 다치고 나서 바로 진단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증상은 손목의 새끼손가락 쪽으로 통증이 있고 이것은 특히 손목을 그쪽으로 꺽거나 뒤로 돌릴 때 심해지며 통증을 수반한 '뚝'하는 소리가 가끔 들리기도 한다. 진단은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의심이 되면 MR-관절조영술을 시행하여 가능하다.

과거에는 관절을 절개하고 연골을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였지만 최근에는 관절경의 급속한 발달에 힘입어 손목 관절경을 통해 정확하게 연골의 손상 유무와 그 정도를 확인하고 동시에 치료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관절경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관절내의 이상소견을 관절에 손상을 주지 않고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병변에 따라서 치료도 가능하며 수술 후 회복기간이 따로 필요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퇴행성으로 삼각연골이 손상되는 경우는 척골이라는 팔쪽의 뼈와 손목뼈사이에 삼각연골이 장기간에 걸쳐 압박을 받아 생기는 것으로 수술은 손상된 연골의 치료와 더불어 압박이 되지 않도록 하는 수술이 같이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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