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시장선점 효과 불구 아직도 자금난
제주-막강한 자금력 바탕 체계적인 준비

최근 국내 저가항공사를 대표하는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이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구상을 발표한 가운데 항공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성항공은 지난해 설립한 우리사주제도 조합을 통해 한성항공의 전 종업원이 주주가 됐다.

한성항공은 또 이 조합에 14억 원을 배정, 조합원들인 종업원 별로 근무연수와 직위 및 직책에 따른 지분을 배분해 주금납입을 마감한 결과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의 참여로 배정주식 전액을 우리사주조합에서 인수하는 성과를 낳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우리사주제도가 진행되는 도중 예상치 못하게 제주공항 착륙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현 시점에 우리사주를 진행하면 지분을 받지 않는 실권이 많이 나올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배정된 지분 이외에 추가 배정을 요구하는 등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호응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한성항공의 우리사주 도입은 자금난 극복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성항공은 2호기 도입 이후에도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한데다, 지난해 11월 제주공항에서 발생한 사고 여파로 대외 신인도 추락에 따른 외부 투자자 유치가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라는 분석.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올해를 정착기간의 원년으로 선포하는 등 저가항공사가 아닌 제3의 정기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한 체계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1월 한달동안 건교부로부터 정기항공사만 받는 안전종합점검을 받고 있다.

정기항공사는 안전을 비롯해 모든 조건을 갖춘 경우에만 정부로부터 면허를 획득할 수 있는 면허제지만 부정기항공은 일정 요건만 갖춘 뒤 신고만 하면 운항할 수 있는 신고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서울~제주노선의 편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제주항공은 이 노선을 꾸준히 늘려 여객 수요를 충족시켜나가고 있다"며 "오는 2월부터는 주간 17왕복 34편으로 증편 운항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안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지 않는 일본과 중국노선을 취항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항공업계는 시작부터 타 저가항공사들과 자금력과 조직력에서 우위를 보여왔던 제주항공이 차별화 시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가 예고되는 저가항공시장에서 안전성을 바탕으로 시장선점에 나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한 다는 전략이라는 것.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이 그동안 국내 저가항공 시장을 양분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자금과 조직에서 앞서고 있는 제주항공이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유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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