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종정 후보 거론되는 스님없어

한국불교 조계종 법전 스님의 임기가 오는 3월말로 만료됨에 따라 새(12대) 종정으로 어떤 스님이 추대될지에 불자는 물론 일반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그러나 속리산 법주사가 속한 수덕사 문중에서는 현재까지 종정 후보로 거론되는 스님이 한 명도 없어, 문중이 갈수록 왜소화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7일 지역 불교계에 따르면 현 종정 법전 스님의 임기가 오는 3월 25일자로 만료된다. 이에따라 조계종은 내달 14일 추대회의를 개최, 법전 스님을 연임시킬지 아니면 새 종정을 추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속리산 법주사가 속한 수덕사 문중에서는 현재까지 종정 후보로 거론되는 스님이 한 명도 없어, 문중이 갈수록 왜소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정 추대위원은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을 비롯해 17명의 원로의원 스님 그리고 지관 총무원장, 자승 중앙종회 의장, 법등 호계원장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원로회의 의장은 세속으로 치면 상원의장에 해당하는 자리로, 현의장 종산 스님은 청주 보살사 주지직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불가 주변에서는 현 종정 법전 스님의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법전 스님은 고암, 성철 스님에 이어 3번째 연임한 종정이 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현 종정과 총무원장이 모두 해인사 문중인 점을 들어, 다른 스님을 종정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종정 연임 여부가 불가의 최근 이슈로 등장하자 지역 불자들 사이에 ▶법주사가 속한 수덕사 문중에서는 후보를 내지 못하는 것이냐 ▶못낸다면 그 이유가 뭐야 등의 세속적인 말이 오가고 있다.

지난 1962년 이른바 통합종단이 출범한 이후 조계종은 효봉, 청담, 고암, 서옹, 성철, 서암, 월하, 혜암, 법전스님 등 9명의 종정을 배출했다.

이중 고암, 성철, 혜암, 법전 등 4명 스님은 모두 해인사 문중이다. 나머지 스님은 문중이 아닌 독자적인 역량으로 종정이 됐다. 따라서 법주사가 속한 수덕사 문중은 아직껏 종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수덕사 문중은 경허 스님 때 충남 수덕사에서 일어난 문중으로, 현재 법주사, 수덕사, 불국사, 금산사 등을 문중사찰로 거느리고 있다.

법맥은 경허-만공-금오-월자문중으로 이어지고 있다. 월자문중은 법명에 '月'이 돌림자로 들어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월주, 월탄, 월성 외에 이두, 탄성(열반), 정일(〃) 등이 소속을 같이 했다.

반면 수덕사와 함께 조계종 법맥의 쌍벽을 이루고 있는 해인사 문중은 부산 범어사, 경남 해인사를 문중사찰로 하면서 성철과 같은 걸출한 스님을 배출했다.

이처럼 이번에도 수덕사 문중에서 종정이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불자들 사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중의 왜소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불자는 "세속적인 기준으로 보면 양대 법맥이면서 지금껏 종정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라며 "총림이라는 법맥의 지역성을 떠나 이번에는 존경받는 분이 추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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