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아파트 거래 실종 … 입주자들 잔금대란

충청권 지역에 입주 지연으로 '불꺼진 새 아파트'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준공후 정식 입주기간이 끝난 뒤에도 거주 아파트들의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입주자들이 새아파트 입주 잔금을 마련하지 못했거나 전·월세입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립으로 실수요보다 외지인 등 투자 수요가 많았던 영향으로, 일부 사업지에서는 잔금 부담 때문에 해약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맞물려 투자수요가 많았던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계룡 리슈빌은 지난해 10월 16일 정식 입주기간이 종료된 뒤 4개월 가량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480가구 가운데 실 입주율은 92% 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순께 입주가 시작된 충북 오창지구 우림필유 아파트도 1천602가구의 입주율도 60%선에 그친다. 이 지역도 실거주보다 투자 수요가 많았었다.

실수요자가 많은 청주시 흥덕구 산남 3지구의 현진 에버빌은 오는 10일까지 정식입주기간이나 전체 477세대중 실 입주율이 73%에 그치고 있다.

오는 12일 까지 입주기간인 인근 영조주택은 570세대중 입주율이 60-70%대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직접 입주하지않고 팔려는 매물도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뚝 끊겼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산남3지구 입주예정자인 노모(40)씨는 "집값이 계속 올라 무리해서 집을 샀는데 대출도 막히고 전세도 안 나가 잔금을 치루지 못하고 있다"며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팔리지않아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내 P 공인 유모 사장은 "분양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재료로 수도권 외지인들이 2-3채씩 사들였는데 준공이 돼도 살 사람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거래가 끊기면서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청원군 오창읍 O 공인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거의 없는데도 매기가 끊겼고, 일부는 손절매도 하고있다"며 "중대형인 47평형의 경우 연체 이자와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만 연 1천만원 이상 발생하고 있지만 뽀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은 커녕 매매가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매물도 있다.

충남 서산시의 중개업소에 따르면 동문동 한라비발디, 석림동 중앙하이츠, 동문동 코아루 등 새 아파트의 정식 입주기간이 최고 한 달 가량 지났지만 실 입주율이 30-70% 선에 그치고 있다.

대전 유성구 일대 새 아파트도 공급과잉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입주가 시작된 교촌동 한승미메이드는 737가구중 30%선인 200여가구만 입주했고, 지난 해 12월말 장대동 대우푸르지오(562가구)도 실제 입주 가구는 20-30%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은 전세금으로 잔금을 충당할 계획이었으나 전세가 나가지 않아 당황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같은 후유증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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